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휠체어 탄 공무원 궁사, 불행 딛고 국가대표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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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청 소속 24년차 공무원 김범철(54) 주무관의 감동 스토리가 화제다. 민원여권과에서 근무 중인 김 주무관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때부터 휠체어를 타야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운동을 그만 둘 순 없었다. 특히 구기종목에 관심이 컸지만 팀 경기라 여건이 되지 않았고, 혼자서도 연습할 수 있는 양궁을 선택했다.
그렇게 맺어진 인연은 13년이 흘렀고, 얼마 전 장애인양궁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란 꿈을 실현하게 됐다. 작년 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 4차례 참가해 컴파운드 W1 부문 3위로 당당히 선발됐다. 실업팀 선수들도 다수 참가하는 선발전에 개인자격으로 나서 순위 안에 드는 건 매우 드물다.
김 주무관은 "처음 양궁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국가대표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혼자할 수 있는 기록경기라 성적이 좋으면 그것으로 만족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하지만 차츰 욕심이 생겼고 성적도 부쩍 향상되며 여러 대회에서 수상했다. 그렇게 국가대표를 꿈꾸게 된 것이다.
선발전을 앞두고 연습량을 많이 늘려야 했지만 공직자라는 신분으로 공휴일에만 시간이 허락됐다. 실업팀 선수들과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수 많은 구슬땀을 흘렸고, 실력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게 되는 영광을 안았다.
김 주무관은 올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이를 위해 다음달 이천에 있는 장애인선수촌 입소가 예정됐다. 이 기간 자신의 빈자리로 인해 업무가 과중해질 동료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너무나도 큰 것도 사실이다.
김 주무관은 "선수촌 입소 동안에 내 일을 나눠서 처리하게 될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그 만큼 훈련에 집중해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오겠다"며 "다른 장애인 분들도 비록 몸은 힘들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고 이루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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