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9일 바른정당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정치권도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며 집회 참석 등은 자제해야 한다는 기존의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시국 의원총회'에서 정병국 대표는 "우리는 곧 있을 탄핵 심판 결과를 바꿀 수 없으나 판결 이후 벌어지는 사회 혼란은 막을 수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헌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선언을 하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치는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근간으로 그 생명력은 승복과 존중에 있다"면서 "이번 헌재 판결은 갈등의 종식이 돼야 하지 새로운 불씨가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가 극단으로 가지 않도록 정치권이 완충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헌재 판결을 존중하고 극단적 감정을 절제해야 한다, 그게 국민 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내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의원들을 향해서도 정 대표는 "용기를 내야 한다"면서 "시대착오적 수구 집단과의 악연을 끊고 바른정당과 함께 하라, 그것이 보수진영을 살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호소했다.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도 "내일 헌재 결정이 나기 전에 박 대통령께서 헌재의 결정에 반드시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앞에 하는 것이 국론 분열과 사회 혼란을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께서 마지막 순간에 국민을 화합시키고 국민 통합을 위해 본인의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뭉치면 살고 분열하면 모두가 망한다"면서 "만약 헌재 판결 이후에도 '혁명'이라든지 '아스팔트 피바다'란 섬뜩한 용어를 쓰면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분열시키는 지도자들이 있다면 마땅히 지탄받아야 하고 대한민국 파탄 세력, 헌정 파괴 세력으로 엄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탄핵 기각 시 의원직 총 사퇴로 책임을 지겠다는 바른정당의 입장도 다시 한 번 밝혔다.
김성태 사무총장과 이혜훈 최고위원도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과 국민통합을 호소했다.
특히 김 사무총장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박근혜, 최순실과 함께 했던 자유한국당은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스스로 소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최고위원도 "한국당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4당 원내대표 합의에 동참해놓고도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불복을 부추기기에 앞장서왔다"면서 "국민들께서는 헌재 결정에 불복하고 대한민국을 둘로 쪼개는 정치인은 진보든 보수든 반드시 심판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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