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밝았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92일 만에 탄핵정국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선고는 이날 오전 11시 시작돼 약 1시간 안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 심판의 결론인 '주문'을 읽는 시점은 정오께가 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던 헌재의 판결은 지난 석 달 간 이어져온 국정 공백과 국론분열의 혼란을 수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개혁해나갈 모멘텀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우려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심각한 경제 침체, 북한 미사일 도발, 중국의 사드 반발 등 엄중한 외교안보 현실을 풀어나갈 대응책이 시급하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탄핵 찬ㆍ반 세력이 강하게 반발할 공산이 커 보인다는 점이다.
탄핵 반대 측은 8일 오전부터 헌재 인근에서 3박 4일 집회에 들어갔다.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측도 이날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을 했다. 일촉즉발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 역시 바른정당은 탄핵이 기각되면 소속 의원 32명 전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일부 야권 대선주자들도 민의를 저버린 헌재 심판 결과에 승복은 결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미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4명이 헌재 결정에 불복하겠다고 응답해 눈길을 끈다.
탄핵 인용으로 파면되면 박 대통령과 청와대, 대리인단이 그간 탄핵 심판 부당성을 지적하고 각종 의혹을 부인했다는 점에서 승복 의사조차 밝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탄핵반대를 주장하는 일부 보수 정치세력과 단체들은 불복종 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선고 결과에 따라 대통령이나 국회 양측에서 재심 청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여야 정치권은 9일 “탄핵심판 선고기일 하루 전인 오늘이라도 박 대통령이 어떤 결정이 나와도 승복하겠다고 선언해 주는 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 통합을 위해 해야 할 마지막 역할"이라고 촉구했다.
김수한(6선)·임채정(4선) 전 국회의장 등 다수의 정치원로들도 “민주주의는 승복의 정치이자, 내 편과 반대편을 아우르는 수렴의 정치”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국민 모두 헌재 결정에 조건 없이 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 직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디자인하는 ‘포스트 탄핵 로드맵’이 중요하다”며 “지난 석 달간 한국 사회를 갈등으로 몰아넣었던 광장의 정치를 국회에서 ‘협치’를 통해 풀어내야 한다”고 지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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