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다만, 이번 탄핵 신고가 반기업 정서 확산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된다며,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기 위해 기업이 뛸 수 있도록 응원해 줄 것을 호소했다.
◆주요 대기업 “헌재 결정 존중, 기업 현안 해결” 요청
삼성과 현대차, SK, LG를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은 헌재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 “산업계 전반에 걸쳐진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밝혔다.
대기업 A사 관계자는 “헌재 판결을 계기로 하루 빨리 국정이 정상화되길 희망한다”면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업 환경이 어렵다. 경제 살리기에도 집중해 기업 현안 해결에도 조속히 나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B사 관계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번 사태에 재계가 연관이 되어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탄핵 결과가 반기업정서에 대한 확산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C사 관계자도 “탄핵 선고가 내려졌으니 곧바로 대통령 선거 정국으로 돌아서게 되어 또 다시 경제 정책 공백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선 관련 정치 논리에 모든 이슈가 함몰되면 재계의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 대부분이 재벌해체 등 경제 민주화 법안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대관 업무를 중단하면서 기업과 정부·정치권과의 대화통로 사실상 끊긴 상황이라 기업들의 부담은 증폭하고 있다.
D사 관계자는 “대선주자들이 국민의 반기업정서에 발맞춰 기업규제 관련 공약을 남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면서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쏟아지는 글로벌 악재에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각종 경제민주화법이 무더기로 통과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재계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의 관련 법안은 기업 활동을 뿌리부터 옥죌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단체, “경제 살리기에 올인해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이번 사태로 빚어진 국론분열을 봉합하고 국정운영의 공백을 매듭짓는데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국회와 정부는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경제주체들의 불안 심리를 키우는 정치적 리스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경제살리기와 민생안정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계도 이번 사태를 값비싼 교훈으로 삼아 어려운 여건이지만,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 설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내려진 결과에 모든 국민들이 승복함으로써 정치적 대립과 혼란을 종식하고, 대한민국이 미래를 내다보고 올바른 진로를 개척할 수 있게 뜻과 지혜를 모아 주기를 희망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대한상의는 “한국 경제는 내수 부진과 대외여건 악화, 주요국 간 신산업 경쟁, 저출산·고령사회 진입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동안 정치일정에 밀려 표류하던 핵심현안 해결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치권은 변화에 대한 열망을 에너지 삼아 대한민국을 보다 공정하고, 역동적이며, 안전망을 갖춘 선진 국가로 만들 비전을 제시하고, 국가개혁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도 이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가 운영시스템을 정상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협은 “우리의 깎인 자존심을 바로 세우고 실추된 국격을 조기에 회복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본연의 책무와 생업에 전념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자유시장경제를 향한 구조개혁에 힘써 경제를 발전시키고 국민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국회는 광장의 논의를 수렴하고 모든 것을 국회에서 논의해 국가의 기틀을 바로잡아가야 하고 기업도 도전과 혁신을 통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그동안 탄핵 여부를 둘러싸고 격렬하게 대립했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이 헌재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함으로써 성숙한 민주 시민의 면모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경총은 “모쪼록 정부·정치권은 이념과 정파를 초월한 협치를 통해 국정운영 공백과 국론분열에 따른 사회혼란이 조기에 매듭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노와 사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도 합심해 최대 현안인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민생안정에 전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는 “오랜 국정 혼란의 와중에 중국의 사드 관련 제재, 미국의 보호주의 강화 등 국내외 여건 변화로 우리 경제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몰려있다”며, “헌재 결정에 뒤따를 수 있는 추가적인 사회적 갈등을 지혜롭게 해소하고 우리 삶의 토대인 경제 재도약의 계기를 구축하는 데 각계가 시급히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견련 “두 번 다시 이같은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치권이 환골탈태하는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기업중앙회)는 “이제는 통합이다. 한국사회가 처한 현실을 냉정히 인식하고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아 위기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중앙회는 “지금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의 위기를 겪고 있다.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었고 내수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는 자국우선주의에 기반한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초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여러 상황이 어렵지만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 나간다면 오늘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야 정치권도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은 중단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하여 사회통합에 앞장서고, 안보 위기 대처와 경제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중소기업계도 현실에 흔들림 없이 투자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을 통해 당면한 위기극복을 위해 적극 앞장서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