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오래전부터 시행된 타운매니지먼트가 서울시 전역에 속속 도입된다. 신축 빌딩의 증가와 경기 침체의 여파, 인근 상권에 밀려 활력을 잃어가는 상권의 지역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관리·운영·활성화 방식이다. 앞서 지역 상권을 활성화 하기위해 진행된 단순 상가활성화 방식과는 다른 개념이다. 공공·민간 부지를 지역민들이 유지·관리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주변 지역과 공동상권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역축제, 교육프로그램 등을 실시해 또하나의 볼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서울시는 타운매니지먼트 선도지역으로 중구 무교·다동 지역을 꼽았다. 오는 5월 시범사업이 실시되면 지역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이어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열린 '압구정 재건축 주민 설명회'에서도 타운매니지먼트 개발 방식에 대해 언급되기도 했다.
서울시가 타운매니지먼트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앞서 실시한 선진국들이 관광명소화는 물론 인근 상업시설 매출 향상 등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기 때문이다.
이정형 중앙대 건축학과 교수가 지난 7일 열린 '2017 타운매니지먼트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뉴욕 타임스퀘어는 약 126조의 부가가치와 38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1996년 대비 부동산 가치는 약 233% 상승했다. 광고물은 약 230개로 약 7조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또 일본 도쿄의 대표적 도심재생 사업인 롯폰기힐스는 타운매니지먼트의 대표 사례다. 롯폰기힐스는 일본의 부동산개발회사 모리빌딩이 추진한 일본 최대규모의 도심재개발사업으로 연간 400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인기명소가 됐다. 롯폰기힐스를 개발하기 위해 2조7600억여원이 투입됐지만 2003년 준공 당시 부동산 가치가 2배 가까이 높아진 5조2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도쿄역 인근 마루노우치도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재벌기업의 사무실과 금융기관 오피스 등이 밀집해 있는 이곳은 주중에는 거리가 북적북적하지만 주말만 되면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며 한적한 지역으로 변모했다. 도시재생을 담당한 부동산 디벨로퍼인 미쓰비시지쇼는 민간 기업과 협업해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광장 조성을 통해 지금의 관광명소화로 이끌었다.
업계에선 국내에서 타운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전문 디벨로퍼가 먼저 육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 디벨로퍼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해 전부터이며, 이전까지 부동산 개발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업무를 분담하는 구조로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 디벨로퍼를 통해 부지 선정 및 매입부터, 상품기획, 자금조달, 시공, 마케팅, 분양, 사후관리까지 이뤄지는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면서 "이후 관리·운영에서 활성화와 지속성까지 더해진 타운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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