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여제’ 박인비…‘신기의 퍼팅’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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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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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박인비의 퍼팅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골프에서는 흔히 ‘드라이버는 쇼, 버팅은 돈’이라는 말이 있다. ‘신기의 퍼팅’은 프로 골퍼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10m 거리의 긴 퍼팅을 무심하게 ‘쏙쏙’ 홀컵에 떨어뜨릴 수 있는 ‘박인비의 퍼팅’은 그 자체로 신기에 가깝다.

예민한 그린 위에서 완벽한 거리 측정과 까다로운 라인을 읽어낼 수 있는 퍼팅 비결이 도대체 뭘까.

박인비(29·KB금융그룹)는 지난 5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부상 복귀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했다. 통산 18번째 LPGA 투어 우승. 박인비가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잡아낸 ‘신들린 퍼팅’이었다.

박인비의 퍼팅 비결에 대한 궁금증은 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박인비 스스로도 “퍼팅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은 나도 잘 모르겠다”고 평소 말해왔다. 박인비는 지난 8일 열린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와이드앵글잠실점 개점 기념 사인회에 앞서 퍼팅 비결에 대한 힌트를 조금 흘렸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우승을 할 수 있었던 4라운드에 대해 “내 능력의 99%가 나온 날”이라고 평가했다. 박인비가 말한 ‘99%의 능력’에는 퍼팅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박인비는 “사실 나도 4라운드 같은 퍼팅은 잘 나오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게 메이저 대회였으면…”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 비결을 묻자, 박인비는 “퍼팅이 잘 되는 날은 집중력이 좋은 날”이라며 “퍼팅은 홀이 외면할 수 있다. 아무리 정확히 읽어도 그냥 안 들어갈 수 있는 것이 퍼팅이다. 내가 본 거리와 라인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갖기 위해 이미지네이션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차피 퍼팅은 매일 잘 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건 안 될 때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마음가짐이 비결이다.

박인비는 퍼팅 원 포인트 레슨을 하거나 시범을 보일 때도 상당히 난감해 한다. 아주 특별한 비결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눈을 믿고, 일정한 리듬을 타고, 느낌에 몸을 맡기는 것이 전부다. 그래서일까. “퍼팅은 그냥 타고난 것이 아니냐”는 ‘돌직구’ 질문에 박인비는 “타고난 감각도 물론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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