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싼커가 국내 관광업계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면세점업계의 유치전이 치열하다. 최근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에 따른 중국 정부의 규제와 단체관광객(유커) 제동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개별관광객인 싼커의 국내 유입까지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업계는 그동안 ‘한류 스타’ 가수·배우를 주력 모델을 기용하고 대형 주차장 완비 등을 앞세웠던 유커 중심 마케팅을 벗어나 볼거리와 놀거리, 먹을거리까지 제공하는 차별화 된 마케팅을 앞세워 싼커(개별 관광객)를 불러모으고 있다. 특히 싼커 가운데서도 구매력을 갖춘 2030 지우링허우(九零後·90년대 출생자)의 취향을 저격할 새로운 콘텐츠 강화에 분주하다. 기존 쇼핑만 하던 면세점에서 벗어나 ‘놀고 먹고 즐기는’ 핫플레이스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후발 주자인 신규 면세점들이 단연 의욕적이다. 한화그룹 계열 갤러리아면세점은 ‘갤러리아면세점63-아쿠아플라넷63-63아트(전망대)’의 볼거리 연결망을 자랑한다. 여기다 여의도 봄꽃 축제, 서울세계불꽃축제 등 여의도의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결합한 ‘원스톱 관광쇼핑 투어’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또한 서울 N타워,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등 유명 관광지 입장권을 제시하면 50달러 이상 구매 시 5000원의 금액할인권도 증정하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이런 콘텐츠를 중국에 알리기 위해 최근 중국 최대 여행 커뮤니티인 ‘마펑워’와 마케팅MOU를 체결했고 완다그룹과도 제휴, 공동마케팅을 모색하고 있다. 갤러리아는 지난해 약 10%였던 개별관광객 비중을 올해 최대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두산그룹 계열 두타면세점은 국내외 유명 맛집을 겸비해 ‘복합 쇼핑 다이닝몰’로 새 단장한 두타몰과의 시너지를 내세웠다. 두타몰은 지난해부터 지하 2층, 지하 1층, 지상 6층에 30여개의 국내 내로라하는 인기 식음료(F&B)가 입점한 상태다. 특히 최근 뉴욕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까지 두타몰 1층에 유치, 4월 개점을 앞두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심야 영업 특징을 활용한 ‘라운지 바’도 운영한다. 또한 위스키 브랜드 ‘글렌모렌지’의 팝업스토어를 면세점 10층에서 운영, 위스키 시음을 즐기면서 동대문 외경을 보며 골프 퍼팅도 연습할 수 있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국내외 인기 푸드가 집결해 있는 두타몰을 주축으로 동대문이 핫스팟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트렌디한 먹거리와 쇼핑이 결합된 즐거움을 찾는 2030 젊은 싼커들의 발길을 사로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대규모 제휴처를 통한 인지도 제고에 힘쓰는 동시에 ‘한류 아이돌 콘텐츠’를 묘수로 뒀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 은련카드 등 신용카드사나 중국 젊은 싼커들이 즐겨 쓰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간편결제시스템 등과 제휴해 면세점 방문 혜택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은 전지현, G-드래곤 등 초특급 한류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는 것을 뛰어넘어 명동점이 드라마 촬영지임을 적극 홍보, 서울의 ‘머스트 플레이스(Must Place)’임을 앞세우고 있다. 또 CJ E&M과 손잡고 탄생시킨 ‘소년24’ 콘서트는 쇼핑과 아이돌 스타의 공연까지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인기다. 올해 들어 서울 N서울타워와 경복궁 한복 체험 콘텐츠도 늘리고 있다.
서울 용산의 HDC신라면세점은 ‘새로 유입되는’ 싼커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지우링허우 세대는 경제력을 막 갖추는 때인 만큼 난생 처음 해외여행 차 방한한 이들을 겨냥, 신규 외국인 대상 마케팅이 다양하다. 특히 오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연인과 함께 방문한 싼커를 대상으로 △최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실버 멤버십 카드 발급 △구매 금액의 약 20% 할인쿠폰 제공 등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커 뿐만 아니라 싼커들도 여전히 한국 관광의 주요 목표는 ‘쇼핑’이라, 개인별 맞춤 할인 혜택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와 동시에 면세점에서 먹고 즐길거리를 다양하게 마련해 구매력 있는 2030 싼커, 특히 지우링허우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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