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 빛으로 물든 심산유곡…도강언(都江堰),청성산(青城山) 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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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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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강언, 사천분지를 '천부지국(天府之國), 하늘이 내린 비옥한 땅' 만들어

  • 청성산, 무협지속 청성파 도교 도사들의 본산…산 곳곳에 도교사원 산재

아주차이나 김동욱 기자 =도강언(都江堰)-청성산(青城山)은 중국의 서남부 사천(四川)성의 수도 성도(成都)에서 48km 정도 떨어진 도강언시에 위치하고 있다. 도강언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수리시설이다.

건설된 지 약 2,5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며 사천성을 중국 내에서 가장 비옥 땅으로 만드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

도교의 발원지 청성산은 무협지에 단골로 등장하는 청성파(青城派)의 주요활동 무대이다. 한국에는 쿵푸팬더 3편의 제작 배경지로 소개됐었다.

도교의 성지 답게 산 곳곳에 수많은 도교 사원들이 흩어져 있다. 그 곳에서 도를 닦는 도사들의 모습은 문명의 이기에 익숙한 도시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색다른 볼거리로서 신선함을 느끼게 해준다.

◆ 사천을 '하늘이 내린 비옥한 땅'으로 만든 도강언

중국 최고의 유산 만리장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 하나의 토목유산이 바로 도강언이다. 
 

도강언(都江堰)은 중국의 서남부 사천(四川)성의 수도 성도(成都)에서 48km 정도 떨어진 도강언시에 위치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수리시설이다.사진은 해질녘 도강언의 모습.[사진=도강언·청성산 한국사무소]


기원전 256년에 만들어진 수리관개 시스템인 도강언은 청두 서쪽을 흐르는 민강(岷江)의 물줄기를 다스림으로써 사천을 비로소 '하늘이 내린 비옥한 땅'으로 만들었다.

2000년에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됐다. 시각적으로 탄성을 자아내는 빼어난 외관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을 극복하고자 했던 인류의 의지와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사천분지가 처음부터 “천부지국(天府之國)- 하늘이 내린, 비옥한 땅”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도강언 시설이 완공되기 전에는 해마다 강이 범람했고, 지속된, 물난리로 백성들의 기근과 고충은 심해져만 갔다.

이에 진나라의 관리였던 이빙(李冰)은 새로운 형태의 수리 관리 시설을 직접 구상·설계했다. 그는 제방으로 강물을 막는 대신 물길을 나누고 돌려 그 힘을 다스리고자 했던 묘안을 짜내 도강언을 탄생 시켰다.

도강언은 크게 어취(鱼嘴)-비사언(飞沙堰)-보병구(宝瓶口) 세 부분으로 구분 된다.

어취는 강 가운데를 향해 뾰족하게 만들어진, 인공 둑으로 물고기의 주둥이라는 뜻이다. 민강을 내강과 외강으로 갈라 놓는 역할을 한다. 민강의 본 줄기가 외강이고, 안쪽으로 나뉘어져 인공수로로 진입하는 부분이 내강이다.
 

도강언은 진나라의 관리였던 이빙(李冰)은 새로운 형태의 수리 관리 시설을 직접 구상·설계했다. 사진은 도강언 수리시설 전경. [사진=도강언·청성산 한국사무소]


비사언은 배수·배사·수량 조절의 역할을 하는데, 인공수로(내강)로 빠져들어온 물길은 비사언에서 소용돌이 치며 가지고 있던 모래를 내려놓고, 퇴적된 모래는 비사언을 통해 다시 외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또한, 민강의 수위가 높아질 때 내강으로 흘러드는 물의 초과분을 다시 외강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별도의 댐이 없이도 수위조절이 가능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물 흐름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보병구는 도강언 수리 시설의 핵심이다. 거세게 흘르던 물살은 10m 남짓되는 좁은 병 입구 모양의 보병구를 지나면서 물살이 얕아 지고 이 물이 다시 수백 갈래의 나뉘어져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만리장성과 도강언은 비슷한 건축연대와 더불어, 막대한 인력과 시간이 투자된 당시 인류 최대의 공사라는 점에서 자주 비교 된다. 

◆무협지속 청성파 도사들의 본거지 청성산

도강언에서 서쪽으로 약 30분 떨어진 곳에 범상치 않은 기운에 휩싸인 도교의 발원지 청성산이 자리하고 있다.

'푸른 성 青城'이라는 이름답게 수 천 년의 시간을 견뎌온 고목들로 빽빽하게 들어선 1,300m의 산은 더 없이 짙푸르다.
 

청성산은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면서 요란한 검법을 선보이던 청성파(青城派)의 본거지이다. 사진은 청성산에 위치한 건복궁 입구. [사진=도강언·청성산 한국사무소]


공래산맥에서 뻣어나온 지류로서, 과거에는 장인산 이라고도 불리웠다. 전체 면적은 약200㎢에 달하고, 총 36좌의 봉우리가 있으며, 그 중 가장 높은 봉우리는 노소정(老霄顶)이다.

청성산이라는 명칭이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약간 낯선 지명이지만, 무협지를 좋아했던 독자라면 요란한 검법을 선보이던 청성파(青城派)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근래에는 쿵푸팬더 3편의 배경지로 알려 지면서 한국 내에서도 조금씩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다.

옛날에는 70여 개의 도교사원이 자리했던, 도교의 성지이자 중심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곳이 소실되어, 오늘날에는 건복궁(建福宫), 천사동(天师洞), 조양동(朝阳洞), 상청궁(上清宫) 등 38개 사원만 남아있다고 한다.

청성산은 크게 앞산과 뒷산으로 구분되며, 도교 사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문화 유적은 앞산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객들은 주로 이곳에 머문다.

뒷산은 자연 경관이 신비롭고, 원시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트레킹을 즐기기에 아주 좋다. 또한, 후대에 들의 도교의 신선사상 속으로 파고든 불교 유적을 만날 수 있다.

◆청성산의 명소
1. 상청궁(上清宫)
大道無爲(대도무위 : 도교의 상징적인 표어로서 ‘큰 도는 애써 하지 않는 것’이라는 뜻)라고 쓴 커다란 돌을 입구 삼아 자리잡은 청성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도교사원이다.

청성산 내 도교사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이 곳은 산 정상에서 약 500m 아래 쪽 산비탈에 세워져 있어서 건물들은 옆으로 나란한 선 것이 특징이다. 진나라 때 창건됐으며 현재의 모습은 청나라 때 중건된 형태이다.

상청궁 현판은 장개석 총통이 친필로 쓴 것으로 유명하다. 노군전(老君殿)이라고도 부르는 대전에는 도교의 시조인 노자를 태상노군(太上老君)이라 칭하며 모시고 있다.

장도릉(도교의 신으로서, 정일명위(正一明威)이라는 술법으로 민중들의 병을 고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고 하며, 후에 ‘오두미도’라는 종파를 창시)이라고도 부르는 장삼풍 등의 신상도 안치돼 있다.

대전 오른쪽에 있는 도덕경당은 도사들이 모임을 열고 경전을 읽는 곳으로, 나무에 새긴 '도덕경' 전문이 보존돼 있다.

2.천사동(天师洞)
청성산 산 중턱에 위치한 천사동은 장도릉이 기거하며 도를 전파했던 곳이라 하여 천사동이라 명명됐다. 수나라부터 청나라에 이르기 까지 각 시대를 거치며 세워진 수십 개의 도교 사당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청성산 전체 도교 사당에 남아있는 200여 폭의 주련(柱聯-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 가운데, 절반 이상이 천사동에 있다. 장도릉이 심었다는 은행나무를 비롯해 그가 칼로 베었다는 거대한 바위 항마석(抗魔石)등이 있다.

3.건복궁(建福宫)
장인봉 아래 자리 잡은 건복궁은 당18년(서기730년)에 건립됐다. 각 시대를 거치며 수차례 보수작업을 진행해 청나라 때부터 현재의 전각과 사원 형태를 이루게 됐다.

전각 안으로는 제를 지내는 제단이 설치돼 있고 도교와 청성산을 찬양하는 글귀가 가득 차 있다.

4.노군각(老君阁)
해발 1,260m 청성산 정상에 자리 잡은 노군각은 원래 노군정으로 불리웠으나, 80년대 말부터 현재처럼 노군각으로 명칭을 변경해서 부르기 시작했다. 2008년 5월 대지진 때, 전손됐다가 총9층 33m 높이로 재건축됐다.

각 층 마다 팔각형의 건축 형태를 띄고 있는데 이는 태극 팔괘를 상징한다. 내부에는 대형 노자상 주위로 향을 피우며 기도하는 수많은 여행객들과 현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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