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월마트가 브라질에서의 매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세계 5대 소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는 앞으로 3년 간 브라질에서 10억 헤알(약 3650억원) 규모로 전통적인 대형 슈퍼마켓을 단장하는 데 투자하겠다는 획을 밝혔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월마트의 성적은 좋지 않다. 지난 1월 31일까지 3개월 동안 브라질 내 월마트 매출은 4.1% 감소했다.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8.9% 증가나 중국에서 5.4% 증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다.
상파울로 소재 페더럴 대학교의 플라비오 타이라 교수는 “브라질의 높은 잠재력에도 월마트는 시장에 동화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월마트도 미국의 월마트와 마찬가지로 각종 제품을 다 판다. 1980~1990년대 브라질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할 때 가격이 오르기 전에 물건을 미리 사놓으려는 브라질 쇼핑객들이 월마트를 많이 찾았다.
그러나 이제는 도심 교통체증이 너무 심한 데다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춘 가까운 편의점이 곳곳에 생겨나면서 월마트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카르푸나 그룹카지노의 GPA처럼 소형 가게를 겨냥했던 대형 도매점이 가계용 물품을 구비하고 대량 구매 시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는 것도 월마트에는 위협적이다. 2015년 이후 브라질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지면서 브라질 국민들은 보다 저렴한 물건을 찾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월마트는 지난 20년간 추진해 온 사업방침을 고수하면서 2000년대 중반에 인수한 이페르 봄프레수와 BIG의 브랜드를 월마트로 바꾸고 제품 종류를 늘리고 가격을 조정하고 외관을 단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월마트의 이 같은 방침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사업방식을 밀어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상파울로 소재 XP투자의 브라누 페진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또한 시장 전문가들은 월마트가 고수하는 미국 중심의 전략은 브라질 시장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1990년대 월마트가 축구에 열광하는 브라질에 입성하면서 골프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거나 남반구의 여름에 겨울 코트 팔려던 상황을 예로 들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탈레스 테이세이라 교수는 “홍보용 세일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려는 브라질 사람들의 성향과 월마트의 전략은 거리가 있다”면서 “미국인들은 주말에 슈퍼마켓을 한 곳 이상 가지 않지만 브라질 사람들은 가격만 싸다면 몇 번이고 슈퍼마켓을 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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