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기수정·이소현 기자 = 한반도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의 노골적인 경제 보복에 한국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특히 15일 ‘소비자의 날’을 기점으로 중국의 경제 보복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유커 감소에 따른 관광·유통·항공 등 업계 전반에 걸쳐 긴장감이 고조되는 이유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연일 중국 정부의 뭇매를 맞고 있는 롯데를 비롯해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등에 한국기업이 다수 거론될 경우, 반한(反韓) 감정과 한국기업 제품·서비스 불매운동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이미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발길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최대 난제다. 중국 당국은 이미 이달 초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령이 가동되는 기일을 15일로 정했고, 이날부터 한국 여행상품 광고가 전면 중단된다. 이를 기점으로 유커들의 발길이 뚝 끊어질 것이 유력하다. 실제 14일 유커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 거리는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실제 중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외국 크루즈선의 경우 올해 31척이 261회에 걸쳐 부산항에 기항 예정이었으나, 새해 들어 3척의 26회 기항이 취소됐다. 2월에도 기항 취소가 이어져 올해 부산항에 입항하는 외국 크루즈선은 31척 224회로 줄었다. 15일 이후 기항 취소가 더해질 경우, 수만명의 유커 감소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국내 여행·관광·면세업계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이미 중국인 단체 관광 상품 예약이 끊긴 여행사들이 하나둘 속출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15일 이후 아예 서울 명동 등 주요 관광지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모습이 자취를 감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행사 한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예약은 이제 자취를 감추고 있다”면서 “봄은 유커 관광 성수기인데 큰 일”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일부 비즈니스호텔에는 매일 중국인 고객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유커의 비중이 7~80%에 이르는 시내 주요 면세점들도 시름이 깊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최근 사드 부지 제공에 따른 직격탄으로 유커의 발길이 연일 줄어들고 있다. 해가 바뀌면서 흑자 전환 중인 신규면세점들은 “최근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 사드 보복으로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업계도 사드 보복에 따른 단체관광객이 줄면서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일부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을 감편하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실제 운휴에 들어갔다. 대신 일본, 베트남 등 대체노선 증편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적 항공사들의 중국발 한국행 항공편 예약률이 전년대비 10%포인트 가량 감소했다”며 “항공사별로 중국 노선을 당분한 운휴하거나 감편하는 등 수요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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