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이르자, 관성적으로 현금화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이 증시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추세적인 상승장에 대한 신뢰가 더 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객예탁금(투자자예탁금)은 이달 10일 기준 21조6923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예탁금은 올해 1월 말 21조9236억원, 2월 말 22조2190억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보통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전망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면 고객예탁금은 늘지만 반대인 경우 감소한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4.5%가량 오르며 활기를 띠고 있음에도 증시 주변자금 증가세가 뒷걸음친 데는 개인투자자들의 오랜 습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있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고점으로 인식, 매수에 부담을 느끼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5년 동안 1900~2100포인트 사이에서만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다보니 지수가 2000선을 넘으면 고점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곧바로 펀드 환매 움직임이 나타나곤 했다"고 덧붙였다.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부동화되고 있다.
조병현 연구원은 "개인투자자 일부는 펀드보다 머니마켓펀드(MMF)나 주가연계증권(ELS)처럼 리스크가 적고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투자처로 자금을 옮겨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개인투자자의 심리 위축은 코스피가 근래 몇 년 동안 2100선을 넘을 경우 시장이 흔들리거나 약세를 보여온 패턴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같은 대외변수로 인한 불안심리도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보통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달러는 강세를 보인다. 달러가 강세를 띠면 미국 투자자들이 신흥국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경민 연구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은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남아 있는 대외변수가 워낙 많다는 걸 더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현재와 같은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코스피가 단기에 2200선을 상향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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