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외환보유액과 함께 중국 외환시장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인 외국환평형기금이 2월 감소폭을 크게 줄이며 안정 신호를 보냈다. 이처럼 올 들어 중국 위안화 환율이 안정되고 자본유출 압력도 줄었지만 최근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4일 2월 말 기준 중국 외국환평형기금(이하 외평기금)은 21조6800억 위안으로 지난달인 1월 대비 581억1900만 위안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지만 감소폭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적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안정되고 자본유출 압력이 줄면서 외평기금도 서서히 안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공개된 2월 중국 외환보유액도 전달에 무너진 심리적 지지선 3조 달러를 회복하며 시장 우려를 줄였다.
류젠(劉健)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외평기금과 외환보유액이 자본유출 압력이 크게 줄었음을 보여줬다"면서 "이는 위안화 절하 압력과 절하 전망에 힘이 빠지고 중국 당국의 외환 및 자본 유출입 관리감독 역량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안정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연준이 14~15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돌입, 곧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이상 올리는 등 금리 정상화 속도를 높인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낼 경우 달러가 다시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민은행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미국 헤지펀드 등을 중심으로 공매도 세력이 대거 등장해 위안화 절하와 자본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응방안으로는 국유은행을 동원해 역외시장 위안화를 대거 매입하는 방법이 꼽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방어와 동시에 성장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인민은행이 통화완화를 경계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는 신용확대에 기대온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민은행이 다시 지급준비율이나 기준금리 인하카드를 내놓을 경우 위안화 절하와 자본유출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우려된다.
이에 무디스는 중국 당국이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운용을 통한 경기부양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올해 중국 당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2017년 재정적자 상한선은 GDP 대비 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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