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스길 기자 = 이탈리아의 스빠티벤또 등대 호텔, 터키의 크즈쿨레 등대 레스토랑, 호주의 바이런 등대 해양박물관. 등대를 이용한 세계적 관광명소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이 같이 등대를 활용한 관광지가 나올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027년까지 전국 38개 유인등대기능을 전면 개편하기 위한 '유인등대 복합기능화 전략'을 수립했다고 15일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경치 좋은 등대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즐기고, 일일 등대지기가 된 기분으로 등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낭만적 상상이 현실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유인등대 복합 기능화 전략의 세부 내용을 보면 우선 무인화 등대·다중이용 등대 중심으로 해양문화공간 조성된다.
현재 운영 중인 유인등대 중 13개소에 대해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원격제어시스템을 활용해 2027년까지 단계적 무인화를 추진한다.
무인화된 등대의 숙소, 사무실 등 부대시설물은 관할 지자체 또는 민간에게 위임·위탁해 미술관, 레스토랑 등 국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휴양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또한 영도, 오동도, 우도, 울기등대 등 연간 1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다중이용 등대 9개소와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등대는 옛 등탑 복원사업, 공간 정비 등을 통해 해양문화 관광자원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양영토 관리와 불법조업 감시 지원 업무도 강화된다.
독도, 마라도 등 국토 끝단에 위치한 7개 등대에 권역별 무인도서 관리 등 해양영토 관리 관련 기능을 부여하고, 서해 및 남해 영해기선 부근에 위치한 소청도, 홍도 등대 등 7개소에서 불법조업감시 지원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양관측과 통신 기지로의 활용도 이뤄진다.
기온·강설·수온 등 기상 및 해양의 상태를 관측하는 해양관측기지로등대를 활용하고, 이 정보를 휴대전화를 통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아울러 휴대전화 중계기 등 통신시설을 추가 설치해 주요 항로에서 통신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주변에 인가가 드문 도서지역 등대에는 비상구호 물품 등을 비치, 위기상황 발생 시 비상 대피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현재 운영 중인 38개 등대 운영체계를 개편하고, 2020년까지 국립해양측위정보원에 전국 등대 운영정보를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중앙감시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등대 본연의 기능인 선박안전 운항 지원에도 충실하기 위해 항로표지 정보·해양기상정보 등 각종 안전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스마트형 등대관리시스템을 2022년까지 도입한다.
김영신 해수부 항로표지과장은 "대표적인 항로표지시설인 등대의 특성을 활용해 해양영토 지킴이, 문화 공간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라며 "앞으로 등대가 국민들께 더 가깝고 친숙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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