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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터키와 EU 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독일과 네덜란드를 나치에 비유하고 나서면서 갈등은 격화됐다.
터키 대통령이 독일을 나치에 비교했을 때 외신들은 일제히 그 발언을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나치의 행적을 미화하거나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독일을 향한 발언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영국 방송인 BBC는 "논쟁에서 상대편을 히틀러와 나치에 비교하는 일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 국제 정치 무대에서도 빈번하게 나치 표현이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러시아가 트럼프의 성관계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간 것에 대해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같은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지 못했다"면서 “이는 나치 독일에서 벌어졌을 만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내에서는 이같은 트럼프의 발언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한편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의 막말과 반이민 정책 등으로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히틀러와 같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는 정보기관을 나치에 비유하며 유대인 차별철폐운동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merica's Anti-Defamation League:ADL)은 이처럼 나치와 히틀러에 대한 비유가 자유 등장하는 이유로 "옳음과 그름을 판별해 내는 데 가장 극명하게 들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ADL의 조나단 그린블랫은 "그러나 이처럼 잘못된 비유는 인류 최대 비극의 의미를 축소시킬 위험성이 있다"면서 "특히 공인들이 정치적인 이점을 위해서 홀로코스트 등의 비유로 쓰는 것이 그러하다"라고 지난 미국 대선 국면에서 지적한 바 있다.
이밖에도 나치와의 비교는 최근 여러 곳에서 사용됐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외무 장관은 브렉시트 캠페인을 벌이면서 EU를 나치에 비유하기도 했다. UN 조사관은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정책에 대해, 러시아는 알레포 위기에 대한 서구의 대응을 나치 정권의 정책과 같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물론 나치 표현은 인터넷에서 더 많이 사용된다. 미국 변호사인 마이크 고든은 인터넷 논쟁이 길어지면 반드시 상대편을 나치라고 표현하는 순간에 도달하게 된다는 '고든의 법칙'까지 발표한 바 있다.
명확한 커뮤니케이션과 비판적 사고를 위한 교육 자선단체인 잉글리시 스피킹 유니온의 아만다 무어헨은 "상대를 파시즘에 비유하는 것은 대중을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아니다. 사람들은 나치라는 표현을 주목을 끌기 위해 사용하지만, 토론의 핵심을 잡아내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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