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비정규직 특수요원' 참신한 문제, 평이한 풀이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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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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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영실 역을 맡은 배우 강예원(왼쪽)과, 정안 역의 한채아[사진=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스틸컷]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영실(강예원 분)은 비정규직이다. 취득한 자격증만 22개, 능력 역시 탁월하지만, 번번이 국가고시에서 떨어진다. 비정규직 15년 차 만에 35살 늦깎이로 국가안보국 신입 요원으로 취업한다. 하는 일이라고는 인터넷 서핑, 댓글 달기가 전부지만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남부럽지 않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리해고 1순위에 놓이게 되고 영실은 크게 좌절한다.

그러던 중 국가안보국 초 고위층의 실수로 안보국 예산이 보이스피싱 당하게 되고 박 차장(조재윤 분)은 이를 은폐하려 애쓴다. 박 차장의 눈에 띈 것은 무책 무취 장영실. 그는 영실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시킨다. 그러나 그곳에는 이미 불같은 성격의 형사 나정안(한채아 분)이 잠복근무 중. 두 사람은 결국 날아간 국가 예산을 환수하기 위해 불편한 공조 수사를 벌인다.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제작 ㈜스톰픽쳐스코리아·배급 ㈜이수C&E ㈜스톰픽쳐스코리아)은 김덕수 감독의 두 번째 상업영화다. 전작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로 가족의 가치를 이야기했던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향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영화는 비정규직, 청년실업, 정부 비리, 보이스 피싱 등의 사회적 문제와 더불어 세태를 풍자하는 코미디 요소를 곳곳에 녹여냈다. 현시대에 걸맞은 이야기는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동시에 씁쓸한 웃음을 안긴다.

사회적 이슈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녹여냈다는 점은 흥미롭지만 신선한 소재는 소재로만 그쳤다는 것이 아쉽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첩보물로서의 순기능을 톡톡히 하지 못했고 극의 긴장감도 현저히 떨어진다. 거기에 에피소드를 잇는 연결고리는 퍽 느슨하며 야심 차게 던진 코미디는 단발성에 그치며 웃음을 오래 이어가지 못한다.

거기에 영실과 정안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너무 빼곡해 어느 하나 집중할 만한 데가 없다. 영실과 정안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도 급급하고 로맨스는 욱여넣기 식이며 갈등 구조는 다소 평이하다. 관객들에게 너무 많은 정보와 스토리를 제공해 오히려 어떤 것도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말 그대로 애썼다. 강예원은 전작 ‘날, 보러와요’, ‘트릭’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15년 차 비정규직 영실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첫 상업영화 데뷔인 한채아 역시 거친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더불어 조재윤·김민교는 코미디에 윤활유 같은 역으로 제 몫을 다해냈다. 의외의 발견은 배우 남궁민이다. 남궁민은 멜로와 악역을 오가며 입체적이며 독특한 인물을 완성해냈다. 특별출연임에도 가장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16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17분,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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