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전운·기수정·양성모·이소현·김온유 기자 = ‘중국 소비자의 날’인 15일을 기점으로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본격화됐다.
당초 중국 현지 롯데마트 영업중단 등 롯데에 국한됐던 사드 보복이 이날 ‘한국 단체관광상품 판매 중단’으로 전면화되자, 산업계 전반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직격탄을 맞게 된 관광업계는 중국 VIP를 위한 고급 여행상품 개발 및 젊은 개별여행객을 겨냥한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225억원을 들여 개별 여행객 증대를 위한 특화정책을 집중 추진하고 사드 보복으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체를 위해 관광진흥개발기금 500억원도 추가 편성했다.
유통업계 중 최대 피해가 우려되는 면세점은 당장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대신 개별관광객(싼커) 선회 전략에 나섰다. 이참에 중국 의존도를 대폭 낮춰 아예 중동, 동남아 등 고객 다변화를 꾀하기 위한 송객 여행사와의 제휴, 고객 유치전에 분주하다.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업계도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중국 전문인력 강화, 사업다각화 등을 추진 중이다.
중국발 한국행 여객 수요가 급감한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운휴 및 감편과 탄력적 기재 조정에 나섰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중국노선을 대체할 단거리 일본·동남아시아 노선에 비행기를 더 띄우며 유연한 노선정책으로 ‘사드 파고’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 등 대중 의존도가 높은 관련주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금융 당국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형 카드사인 유니온페이(은련카드)의 전표 매입 사업을 대행해온 국내 카드사들의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금융 상황 점검회의를 열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감소로 화장품과 면세점, 여행·레저 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고 금융권의 피해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며 “사태 장기화로 인한 피해는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관계당국의 조속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롯데 계열사와 면세점, 여행·관광업체를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간담회를 기점으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주 장관은 지난 10일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부회장과 만나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조치와 관련해 정부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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