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맨주먹의 시골 소년에서 황제가 된 사나이 나폴레옹의 모자를 보며 우리나라 청년들이 긍정의 힘을 찾기 바란다."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벤처밸리 NS홈쇼핑 별관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나폴레옹 갤러리' 공식 운영을 기념해 이같이 밝혔다.
김홍국 회장은 지난 2014년 188만4000유로(당시 환율 약 26억원)를 주고 모나코 왕실이 소장해오던 나폴레옹 황제의 이각모(바이콘)을 구입했다.
갤러리에 전시된 이각모는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나폴레옹이 1800년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마렝고 평원에서 전투를 치를 때 직접 착용한 것으로, 패전 직전의 위기에서도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상징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나폴레옹은 당시 적군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험준한 알프스를 넘어 항복 직전까지 몰렸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며 "단순히 그가 착용했던 모자를 산 것이 아니라 그의 정신을 샀다"고 말했다.
김홍국 회장 역시 나폴레옹과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작은 마을에서 소위 '금수저'가 아닌 채 태어났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림 그룹을 키워냈다.
김 회장은 "최근 '흙수저'라는 말이 많은데 이렇게 매도할 경우 오히려 희망을 잃게 된다"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듯 실질적으로 흙수저란 없고, 젊어서 고생을 하더라도 정신만 살아있으면 훨씬 풍족하게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의 길을 찾는 젊은이뿐 아니라 이미 그 길을 가고 있는 많은 분들도 가끔 이곳을 찾아 영감과 용기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더 나은 나라를 위해 긍정의 힘뿐 아니라 국가가 경제인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 발언은 하림이 오는 5월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으로 지정을 앞두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청년실업, 재래시장 등 경제 상황은 국가가 개입한다고 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특정 분야를 제한하는 규제나 지원이 지나치게 많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해 경제인들에게 자유를 줘서 창의적인 경영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나폴레옹 갤러리는 약 99.17㎡(30평) 규모로 개설됐다. 나폴레옹의 이각모 외에도 그에 대한 증빙문서와 초상화, 덴마크 국왕으로부터 받은 훈장, 원정 시 사용하던 은잔, 나폴레옹 시기에 사용되던 도검류 등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당시 신분제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대기를 담은 영상물을 비롯해 유럽 근대를 이끌었던 업적과 자주 인용되는 어록 등은 미디어 콘텐츠로 만나볼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장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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