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다음 달 21일 4400억원을 시작으로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지난해 실적과 최근까지의 영업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부족자금은 최대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신규 자금을 지원하면 2015년 서별관회의에서 결정한 4조2000억원에 이어 또다시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되는 셈이다. 최근까지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고 밝혀온 것이 무색해졌다.
지난해 12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조선 문제와 관련해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최근 수주에 성공하는 등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또 정부가 연 110억~120억 달러의 수주를 예상한 것과 달리, 대우조선은 지난해 15억5000만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로부터 받아야할 자금 1조원도 기약이 없다.
이에 금융당국이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럴 경우 대우조선의 추가 수주 작업에 제동이 걸리고, 대규모 선수금환급보증(RG)을 선 수출입은행과 시중은행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이 짓던 선박을 고철로 팔게 되면 무려 57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최선의 선택은 지금 이 순간에도 대우조선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소홀함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하나금융과 KB금융이 각각 7700억원, 6470억원으로 가장 크고, 신한지주 2500억원, 우리은행 2000억원, 기업은행 780억원 등이다.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은행권은 대우조선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도, 선뜻 입장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어느 경우든 시중은행에 책임을 지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다만 대우조선이 무너질 경우의 후폭풍을 생각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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