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파킨슨병이 세상에 알려진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1817년 영국의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 박사가 저서
주로 손이나 턱 떨림, 몸이 굳어지는 경직, 행동이 느려지는 운동 완서, 보행장애 등을 보이는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중풍)과 함께 대표적인 노인성 신경질환으로, 인구 고령화와 함께 전 세계 유병인구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증상 개선을 위한 약물치료나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수술치료가 있으나 아직 근본적인 치료가 없는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 환자들은 파킨슨병 증상으로 병원을 찾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떨림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한쪽 팔 또는 어깨가 아프거나 보행이 불편한 증상 등이 파킨슨병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해 진단이 늦어지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을 키우는 것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자신의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스스로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사회활동에도 제한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증상의 악화와 더불어 삶의 질이 급격하게 저하된다.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은 같은 노인성 질환인 뇌졸중 환자보다 평균 14% 낮은 것으로도 확인된 바 있다.
환자를 간병하는 보호자들의 질병 부담 역시 상당하다. 최근 학회에서 파킨슨병 환자 및 보호자 8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보호자의 66.9%가 ‘간병에 대한 부담(환자 돌봄에 대한 육체적·정신적·시간적 부담)’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호자의 절반 정도는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환자 가족 평균 간병 시간이 1일 약 3시간임을 고려하면 가족들의 부담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파킨슨병 환자들은 산정특례제도와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등을 통해 의료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환자는 물론 가계 전체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질환임에 비해 파킨슨병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매우 부족하다.
또 다른 노인성 신경계 질환인 치매는 치매지원센터 운영 및 노인돌봄종합서비스, 재가급여 지원 등 다양한 국가적 지원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파킨슨병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어서 진료실에서 사회적 지원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환자와 가족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기만 하다.
파킨슨병이 발견된 과거 1817년과 2017년의 오늘, 20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수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투병의 어려움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다.
바로 지금부터라도 고령화와 함께 계속해서 증가하는 파킨슨병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관심 및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많은 국민의 응원이 필요하다. 파킨슨병이 알려진 지 200년이 된 올해를 맞아 더 많은 사회적 관심과 올바른 정책지원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와 보호자에게 지금보다 더 좋은 미래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