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강명석 상임감사가 유력후보로 떠오르면서 17년 만에 첫 내부행장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차기 행장을 재공모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정부 낙하산 인사를 위한 형식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행추위는 지난 15일 회의를 갖고 오는 24일까지 차기 행장 후보자를 다시 공모하기로 했다. 면접대상자가 29일 결정되면 31일 후보자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행추위에서 은행장 재공모를 결정한 뒤 수협은행 안팎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당초 지난 9일 행추위를 열고 면접을 진행하는 등 차기 은행장을 선출하기로 했으나 최종적으로 불발된 데 따른 것이다.
내부인사에 대한 조직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결정이 나오자 결국 누가 오더라도 잡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금융노조 수협중앙회지부는 뚜렷한 이유 없이 수협은행장을 재공모하는 것과 관련해 "낙하산 선임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정권은 지난 10일 탄핵으로 사망선고를 받고 그 수명을 다했다"며 "탄핵정권의 부도덕하고 무능력한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다음달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원태 행장의 연임을 높게 치고 있다. 이 행장은 1차 후보자 공모에 응하지 않아 연임 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춰졌다. 그러나 행추위가 행장 후보를 다시 뽑기로 결정하면서 연임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재공모를 실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의 낙점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 측 추천위원이 강명석 감사 대세론에도 뜻을 꺾지 않고 재공모를 밀어붙인 것은 낙하산 인사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최선의 은행장 선출을 위해 논의를 더 거치자는 의견이 있었다"며 "재공모를 통해 후보들의 성과와 자질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