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中에 쏠린 통상 환경 변화 모색…구소련·중동권·멕시코와 FTA 추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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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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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구소련, 아랍 등 거대경제권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통상환경에 변화를 줘 대외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복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통상현안 대응방향' 보고서를 통해 "거대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FTA 협상 개시를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이런 방침은 미·중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비정상적으로 큰 것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49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대중 수출은 1244억4800만 달러에 달한다. 미국 역시 664억8000만 달러를 기록, 단일 국가로는 1, 2위를 차지한다. 양국이 한국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른다.

우리나라와 양국의 통상환경이 매끄럽다면 문제가 드러나지 않으나 최근 트럼프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경제보복 등의 대외 변수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수출시장 다변화다. 미·중 무역의존도를 줄여 대외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FTA를 조속히 타결하는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남미, 아시아 등 유망시장 중심으로 FTA 네트워크를 확대·개선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멕시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걸프협력회의(GCC) 등 유망 거대경제권 중심으로 FTA 개시·재개를 위한 기반을 조성한다.

러시아가 중심이 된 옛 소련권 국가들의 연합체인 EAEU와는 신규 FTA를, GCC·멕시코와는 중단된 FTA 협상 재개를 모색한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 산유국이 결성한 지역 협력기구로 우리나라는 2007년 GCC와의 FTA 협상을 개시해 2009년까지 3차례에 걸쳐 만났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CC가 'FTA 모라토리엄(협상중단)'을 선언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멕시코와도 2008∼2009년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실무협상이 진행되다가 협상이 멈췄다.

한편 정부는 미·중 통상환경 관련 대응방안도 내놨다.

우선 주형환 산업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시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 간 회동도 추진된다. 앞서 주 장관은 지난 5∼8일(현지시간)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났다.

이와 함께 미국과의 에너지 교역을 확대하고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생산기술을 결합해 제3국으로 공동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해선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의 WTO 협정 위배 가능성을 정식 제기했다.

주 장관은 이날 산업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주 금요일 WTO 서비스이사회에 관광·유통 분야의 중국 조치에 대해 WTO 협정 위배 가능성을 정식 제기하고 중국 측이 의무를 준수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중국 정부가 (WTO에 사드 보복을 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으리라고 보지만, 개연성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분명하게 지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증거를 지속해서 확보하면서 우리 기업이 부당하게 대우받는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우리 기업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중국 측과의 협력과 소통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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