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무장관, 자녀채용 스캔들에 사퇴..대선 앞두고 정치 엘리트 반감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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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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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자녀 허위채용 스캔들로 자진 사임을 발표하는 브뤼노 르루 프랑스 내무장관[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프랑스 내무부 장관이 10대 자녀들의 채용 스캔들로 자진 사퇴했다. 잇따른 가족채용 스캔들로 프랑스 국민들 사이에 정계 엘리트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오후 브뤼노 르루 내무장관은 검찰이 자녀 허위채용에 따른 세비 횡령 혐의에 대해 예비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지 몇 시간 만에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앞서 현지 TMC 방송은 르루 내무장관이 국회의원 시절에 당시 10대였던 두 딸을 의원 2009년부터 7년 동안 사무실 직원으로 수차례 단기 채용해 세비 총 5만5000유로(약 6600만원)을 월급으로 주었다고 폭로했다.

르루 장관은 "딸들이 여름방학 등 학교에 안 나갈 때 나를 위해 잠깐 일해준 것뿐이고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은 아니"라며 부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 논란이 법질서를 수호하는 내무장관직 수행에 영향을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스캔들은 앞서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대선후보가 가족의 보좌관 허위 채용 논란으로 검찰의 정식 수사를 받는 가운데 연이어 터진 것이다. 프랑스 국회의원들은 가족을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으나 실제로 일을 하지 않은 경우 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2월 피용 후보의 스캔들이 터진 후 프랑스 정계에서 가장 투명한 인물로 손꼽히던 르루 장관마저 세비 횡령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프랑스에서는 정치 엘리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가디언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감이 프랑스 대선에 파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4월 23일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파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와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득표율 접전으로 결선에 진출하고, 5월 결선 투표에서는 마크롱 후보가 르펜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엘리트에 대한 반감이 더욱 거세질 경우 결선 투표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르펜 후보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리정치대학 정치연구센터의 뤽 로방 정치학자는 현지매체 투엔티미니츠에 “합법적이건 양심에 따랐건 가족채용은 공사분별의 혼란이라는 무척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다. 이는 경제적 위기와 혼란이 심각한 현재 프랑스혁명 이전의 구제도가 회귀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가뜩이나 실업률이 높은데 일부 부유층이 일자리마저 혜택을 받고 있다고 느끼면 시민들은 점점 더 분노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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