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곽노성 식품안전정보원장 “식품안전정책연구로 ‘안전밥상’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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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4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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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광우병 사태 이후 출범…식품 정보 제공 중추 역할

  • 소비자에 다양한 정보 제공 정부와 소통하는 구조 급선무

  • 인력 부족·식품관련법 사각지대 등 해결과제 여전히 많아

  • 국회 논의 중인 식품안전정보정책연구원 명칭 변경 기대

곽노성 식품안전정보원장. [사진=식품안전정보원 제공]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2008년 4월 정부가 광우병 위험 부위의 수입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을 제기하는 언론보도로 국민 불안과 우려는 증폭됐고, 이윽고 사회적 반발감으로 만들어진 촛불집회가 3개월 간 계속됐다.

‘밥상’ 안전을 두고 벌어진 정부와 국민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같은해 7월 집회 강제 진압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 규모가 점점 커지는 등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는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식품안전종합대책을 내놓기에 이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안전정보원은 이렇게 탄생했다. 식품안전종합대책의 입법화로 2009년 식품위생법이 개정돼 제67조 ‘식품안전정보센터 설립’ 규정이 마련되면서, 전신인 ‘식품안전정보센터’가 식품안전 관리를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된다.

설립 당시 식품안전정보센터는 광우병을 비롯해 유전자변형식품(GMO) 등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종합해 국민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2012년 식품위생법이 재차 개정되면서 식품안전정보원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현재는 국민의 접점에서 고객지향의 식품안전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장기적 관점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또 규제과학연구와 규제영향평가를 실시해 근거기반의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와 통합식품안전정보망 운영 지원 등의 정보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2016년에는 기타공공기관(자체 수입기준 적용 없는 자율성 보장 공공기관)으로도 지정됐다.

이같은 식품안전정보원의 기능·역할 확대와 안정적인 식품안전관리체계 마련에는 2014년 제2대 식품안전정보원장으로 취임한 곽노성 원장의 역할이 컸다. 원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도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본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을 거치며 식품안전관리 전문가 역할을 수행해온 곽 원장은 취임 이후 식품정책연구사업 등을 새로 시작하며 기능 강화에 주력했다.

곽 원장은 “광우병 사태가 빚어지면서 식품안전정보를 빨리 확인하고 대응하기 위한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2009년 식품안전정보센터가 출범했고, 이는 현재도 원의 주요 기능”이라면서 “이후 식품이력추적관리제, ‘불량식품통합신고센터’, ‘건강기능식품이상사례신고센터’ 등을 통해 식품안전관리를 강화해왔고, 현재도 식품안전정책연구와 정보화사업 등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겨우 틀을 만들어낸 정도고, 이제부터 제대로 작동해가면서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라며 “식품안정정보원 출범 10주년이 되는 시기에는 원의 연구사업이 실제 정책에 영향을 미쳐서 식품안전에 기여하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역할 확대 과정에서 조직과 예산도 늘어났다. 취임 당시 25명 내외였던 직원 수는 현재 50명을 넘어섰다. 2011년 25억원을 밑돌았던 연간 예산도 올해 57억원까지 늘었다.

곽 원장은 특히 정책연구사업에 중점을 뒀다. 취임 직후 추진한 정책연구사업은 올해로 곽 원장의 임기와 같이 3년차를 맞이했다. 그 사이 식품안전정보원은 식품안전관리 일원화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관련 법령 정비에 대한 연구용역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한 식품안전기본법은 정부를 통과해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식품안전정보원이라는 현 명칭을 식품안전정보정책연구원으로 변경하는 것도 추진 중인데, 이 안건은 국회에 제출돼있다.

곽 원장은 “임기 초에 비해 인력, 예산, 사업 등의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기존 역할에 대한 틀도 점차 확고해졌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정책연구사업 추진”이라면서 “향후 식품안전 정책 수립을 이끌어갈 싱크탱크를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잖다. 사업 확대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인력이다. 현재 원은 미국, 유럽, 중국 등은 현재 관련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1년 내내 위해·회수정보 등 다양한 식품안전정보를 수집하고 있는데, 사실상 직원들에게 쉬는 날이 없을 정도라는 것이 곽 원장의 설명이다.

곽 원장은 “불량식품통합신고센터 외에 규제 완화나 강화를 다룬 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세부사업인 규제과학연구센터 등도 운영 중인데,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50여명의 인력이 하기엔 벅찰 정도로 많은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 식품안전정보 수집이 부족해 국회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예산과 인력이 제한적이라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사업적 측면에서도 고민이 많다. 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의 경우 유통단계가 문제로 남아 있다. 복잡하게 구성돼있는데다 식품위생법에 따른 인허가 업체들이 아니어서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또 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는 바코드 입력과 관리 등에 업체 협조가 필요한데, 현재까지 의무화가 이뤄진 것은 건강기능식품과 영유아 식품 정도다. 나머지 식품은 자율적으로 적용되고 있는데, 세제혜택 등의 특혜가 없어 업체가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GMO 표시제 역시 수입산과 국내산 사이에 역차별이 일어나고 있어 해결이 요구되고 있다. GMO 원료를 갖고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었다면 표시가 의무적인 반면, 같은 원료더라도 해외에서 생산되서 국내 수입된 제품은 표시 부담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식품안전정보원을 비롯해 원이 운영 중인 식품안전정보포털에 대한 홍보도 절실하다. 포털의 경우 지난해 4월에 개설됐지만, 현재 예산만으로는 대국민 광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곽 원장의 설명이다.

곽 원장은 “현재로선 종편에 단시간 광고하는 데 그치고 있다”면서 “다만 방문자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식품업계 사이에서도 잘 활용되고 있다.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안전정보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곽 원장은 오는 5월 8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추가적으로 1회당 1년, 총 2회 연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2019년까지도 연임할 수 있다.

곽 원장은 “식품안전은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소비자에게 제대로 잘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다. 만약 소비자를 불안하게 만들면 구매패턴에 변화가 생겨 산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앞으로 식품안전에 대해 정부와 소비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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