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인터넷으로 전 세계 무역을 하나로 연결하겠다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의 ‘인터넷 실크로드’ 구상이 현실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알리바바그룹이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열린 '디지털 자유무역지대' 출범식에서 이곳에 '전자세계무역플랫폼'(eWTP, Electronic WorldTradePlatform)의 일환인 '전자 허브'를 구축하는 내용의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말레이시아 측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터넷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교역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각국 중소기업들에 자유롭고 공평하고 개방된 무역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빗대 '인터넷 실크로드'로도 불린다. 마 회장은 1년 전인 지난해 3월 보아오포럼에서 eWTP 구상을 처음 제시했으며, 1년 만에 현실로 구체화한 것이다.
이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 처음 건설되는 eWTP 전자 허브로, 말레이시아의 디지털자유무역지대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전자물류허브, 전자서비스플랫폼, 전자결제 및 자금조달, 디지털인재 육성 등 모두 네 가지 방면에서 이뤄진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는 물론 동남아 지역의 중소기업인들이 누구나 글로벌 무역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마윈 회장은 “전자허브 구축으로 포괄적인 글로벌 무역을 가능케 하고 중소기업 및 젊은 세대의 발전을 지원할 것"이라며 "물류, 결제, 통관, 빅데이터 등 전반적인 공급망에서의 혁신, 정부 지원 및 주요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eWTP의 구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알리바바를 파트너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기업의 선두주자로, 특히 중소기업 대상 무역 활성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eWTP에 초창기부터 참여함으로써 말레이시아 기업 및 단체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세계화, 보호무역주의 대두 속에서 세계 각국의 무역 장벽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마 회장의 eWTP 구상은 앞으로 현실 속에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 회장은 그 동안 eWTP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에만 전 세계 33개 국가와 지역을 돌아다니며 eWTP를 홍보해 열띤 호응을 얻었다. 로베르토 아제베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비롯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맬컴 턴불 호주총리 등 많은 국가 정상들이 앞다퉈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해 마 회장과 협력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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