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갈수록 노골적인 상황으로 흘러가면서 한중 관계가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는 가운데, 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했다.
지난 17일, 국내 데뷔 1년도 채 되지 않은 걸그룹 믹스(MIXX)가 갑작스런 해체 소식을 알려왔다. 이유는 중국 동업파트너 측에서 일방적으로 파트너십을 해지하고 믹스의 중국인 멤버들을 중국으로 귀국 시켰기 때문. 국내 소속사 차이코엔터테인먼트는 “사드로 인한 한중 정치적 문제로 그룹 운영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밝히며 그룹을 해체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믹스의 경우 중국인 멤버 3명(한나 리야 아리)과 한국인 새 멤버(희유 미아)로 구성 된 5인조 걸그룹이다. 중국인이 한국인 멤버보다 더 많은 숫자를 보유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걸그룹으로 데뷔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올해 멤버 재정비를 통해 한국인 멤버가 새로 투입되며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모은 상황이었다.
이들이 결성되던 지난해에만 하더라도, 중국과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악화될 줄은 예상치 못했을 터.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한류 열풍의 가장 큰 중심이 중국이었기 때문에 한류는 이른바 ‘차이나 머니’로 발전을 거듭해 가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믹스는 데뷔 당시 국내는 물론, 중국으로의 성공적인 진출을 꿈꾸며 글로벌 걸그룹으로서 최고의 자리를 노리며 준비했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인 멤버 3인은 이미 현지에서 어느 정도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짙은 상황이다.
더욱이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대다수의 아이돌 그룹들은 중국인 멤버를 최소 한 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제2, 제3의 믹스 사태가 또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걸 방증하고 있기에 더욱 우려스럽다.
이번 사건으로 특히 안타까운 건 소녀들이 걸그룹 데뷔를 위해 몇 년의 시간동안 공들인 노력들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됐다는 사실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꿈을 이루며 행복함을 온전히 느낄 시간도 갖지 못한 채 왜 이들의 꿈이 짓밟혀야 하는 걸까. 중국 측의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에 상처 받는 건 결국 데뷔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어린 소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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