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KT가 재난안전망과 철도통합무선망, 해상무선통신망을 통합하고 연구·개발, 검증하기 위해 만든 ‘공공안전망 기술검증센터’는 세계 최초로 구축될 공공안전망의 전초기지다. KT는 기술검증센터를 통해 3조원 규모의 국내 공공안전망 사업을 주도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공공 목적으로 재난망과 철도망, 해상망을 공통된 하나의 망으로 연결해 효율적으로 통합하려는 세계 첫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KT의 ‘공공안전망 기술검증센터’를 23일 찾았다.
KT가 지난 7일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내에 구축한 ‘공공안전망 기술검증센터’는 홍보존, 종합연동시험실과 무선단말시험실로 구성돼 있다.
홍보존은 KT의 공공안전망 추진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며놨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KT가 특화기술을 보유한 ‘드론 기지국’이다. 재난이 발생해 통신망이 먹통이 된 고립지역에 소형 LTE 기지국이 탑재된 드론을 띄워 그 지역의 통신을 복구시킨다는 기술이다.
박평수 KT네트워크연구기술지원단 상무는 “드론에는 통신장비뿐만 아니라 열감지 카메라도 달려 있어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재난 현장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차량 이동기지국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서 긴급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백팩 LTE'도 전시돼 있었다. 소형 LTE 기지국이 탑재된 배낭형 기지국은 무게가 9kg에 불과했다.
황창규 KT회장이 지난 ‘MWC 2017’ 기조연설에서 직접 소개해 화제가 된 구명조끼도 볼 수 있었다. 황 회장은 당시 기조연설에서 “KT와 코오롱이 개발한 구명조끼는 탐지 범위가 200km에 달해 해상 조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조자의 정확한 위치와 함께 심장박동 수까지 확인 가능하다”고 추켜세웠다.
홍보존 옆 종합연동시험실은 재난망과 철도망, 해상망을 통합한 테스트베드로 공공안전망 기술규격과 단말, 서비스 플랫폼에 이르는 모든 기술검증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실제 구축될 장비와 동일한 모델,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완벽한 환경이 조성돼 있으며, 삼성, 노키아, 에릭슨의 장비가 모두 구비됐다는 게 특징이다.
무선단말실험실은 다양한 시험 유형별 무선환경 구성을 위한 차폐 공간으로 활용된다. 무선환경 변화에 따른 서비스 영향, 품질 수준 측정, 단말시험을 할 수 있다.
KT는 공공안전망으로 배분된 700MHz 대역의 주파수를 재난, 철도, 해상에서 효율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랜 쉐어링’기술을 적용했다. KT 관계자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재난과 철도, 해상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고 전파 간섭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랜 쉐어링 기술은 크게 3가지 방식이 있는데, 이 중에서 KT는 MOCN(Multi Operator Core Network)를 채택했다. 700MHz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면서도 코어망을 이중으로 분리할 수 있어 발주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KT의 공공안전망 사업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KT는 재난망에서도 코어망을 납품하는 메인사업을 수주했으며, 철도망, 해상망도 메인 사업을 모두 따냈다. 이를 통합해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센터까지 완비해 정부의 발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공공안전망 구축 시범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었지만, 최근 대통령 탄핵 등 국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이 발생하면서 정부 발주가 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정부의 세월호 인양을 계기로 발주 사업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식 KT 네트워크연구기술지원단장은 “통신망 사업은 사이클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범사업에 이어 확대사업도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면서 “KT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재난망 관련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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