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수년간 주주들에게 배당을 안 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도 ‘무배당’을 고수한다. 이에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 불만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의 주총이, 일주일 뒤인 31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주총이 개최된다. 또 이스타항공(24일), 제주항공(29일), 티웨이홀딩스(31일)의 주총도 예정돼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신임 사장은 의장으로 처음 선다. 지난 1월 취임부터 직원과 소통을 강조하고 나선 조 사장이 6년째 배당을 받지 못하는 주주들의 마음을 설득할 수 있을지, 갈등을 빚고있는 조종사 노조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주주 신분으로 주총에 참석할 예정인 이규남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지난해 회사는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났지만, 경영 실패로 5500억원의 경상적자를 기록했다”며 “주주들에게는 참으라고 하고, 노동자의 근무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8년 이후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2564억원의 영업이익의 실적을 거뒀지만, 여전히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 배당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31일 주총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 정창영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이 주요안건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부채 비율이 높아서 배당여력이 없다”며 “올해도 유가와 환율이 전년 대비 상승이 예상돼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전망한다. 내년도 배당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배당을 하지 않고 있는 대형 항공사와 달리 2년 연속 배당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총액 131억원, 주당 500원의 배당금 지급을 결의했다. 지난해 대비 배당금이 25% 늘어난 것으로 주주친화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모회사인 티웨이홀딩스는 29일 주총을 실시한다. 최석조 법무법인 라온대표 세무사를 감사로 재선임한다.
비상장회사인 이스타항공은 24일 주총을 연다. 이날 주주 간에는 감사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9.9% 지분을 보유한 ‘서래조합 1호’가 이재욱 산아법무법인 변호사를 신규 감사로 선임하는 제안을 이스타항공 측에 제안한 상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배당을 못한다면, 경영진은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며 “가족 경영 체제에서 대주주의 이익만 취하는 기업의 행태, 경영진의 무능력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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