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벌써 세 번째다. 지난 6개월여 동안 드라마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도중에 하차한 배우의 숫자다. 그것도 모두 여배우에, MBC 드라마라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24일 오전 MBC는 배우 구혜선이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한다고 알려왔다.
MBC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구혜선 씨의 하차에 제작진 모두 안타까워 하고 있다”며 “구혜선은 모창가수 업을 삼고있는 ‘해당’ 캐릭터를 자신만의 매력으로 표현하며 드라마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수차례 회의를 거쳐 구혜선 씨와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하지만 당분간 회복에 전념을 다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심사숙고 끝에 드라마 하차라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며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이익을 먼저 따지기보다 배우 구혜선 씨에게 당장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에 뜻을 같이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하며 구혜선의 쾌유를 빌었다.
YG엔터테인먼트 역시 “구혜선 씨가 건강 악화로 MBC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출연을 지속할 수 없게 됐다”며 “병원 검진 결과 구혜선 씨는 심각한 알러지성 소화기능장애가 발생한 탓에 절대 안정이 시급하고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치의 소견에 따라 현재 입원 중이다”라고 말했다.
구혜선의 병명은 ‘아나필락시스’라는 알레르기성 소화기능장애로 어지럼증과 간헐적 호흡곤란 증세 등으로 촬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선의 빈자리에는 배우 장희진이 긴급 투입된다.
이에 앞서 배우 오지은이 ‘당신은 너무합니다’ 전작인 ‘불어라 미풍아’ 촬영 중 부상을 당해 하차했다.
지난해 10월 4일 오지은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불어라 미풍아’ 제작진은 오지은의 하차 소식을 알렸다.
소속사는 “지난달 26일 드라마 촬영 도중 전치 8주의 발목 전방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입었다”며 “배우의 강한 의지로 병원 치료를 받으며 촬영을 강행하고자 했으나, 부득이하게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고 제작진과 충붕한 협의 끝에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며 하차 소식을 전했다.
‘불어라 미풍아’ 제작진 역시 “오지은 씨의 부상에 제작진 모두 안타까워 하고 있다”며 “수차례 회의를 거쳐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수술을 해야 완치 가능하고 8주 이상 휴식이 필요하다. 배우의 건강과 앞날을 위해 좋지 않다고 판단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오지은이 하차한 뒤에는 배우 임수향이 자리를 메우며 성공적으로 드라마를 마쳤다. 또 오지은은 부상이 모두 완쾌된 뒤 KBS2 ‘다시, 첫사랑’ 후속인 ‘이름없는 여자’에 주인공으로 출연을 확정 지으며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지난달 21일에는 MBC 저녁 일일드라마 ‘행복을 주는 사람’에서 이소정 역을 맡고 있던 배우 윤서가 혈관 질환으로 하차했다.
윤서 소속사 웰메이드 예당 관계자는 “윤서가 지난 1월 갑작스럽게 건강의 이상을 느껴 병원을 방문한 결과 혈관 질환으로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배우 본인의 의지로 수술 날짜를 미루며 촬영에 임해 왔지만 더 이상의 수술 연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돼 제작진과 충분한 회의 후 68회를 마지막으로 드라마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윤서의 중도 하차 이후 ‘행복을 주는 사람’ 측은 오디션을 거쳐 신인 배우 이규정을 투입하며 극을 매끄럽게 이끌어 나가고 있다.
더불어 구혜선, 오지은, 윤서와 같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를 한 건 아니지만 지난 16일에는 배우 황우슬혜가 오는 5월 ‘자체발광 오피스’ 후속으로 방송 예정인 MBC 새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영화 촬영 스케줄을 이유로 하차했다. 극중 세자(유승호 분)의 중요한 정보통이자 든든한 조력자 매창 역을 맡아 한 차례까지 마쳤으나 부득이한 문제들로 하차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황우슬혜의 후임은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MBC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약 6개월여 동안 건강 악화의 이유로 세 명의 여배우가 드라마 촬영 도중 하차하는 불운을 맞았다. 배우들에게도, 방송사에서도 배우들의 중도 하차는 큰 손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작품도 중요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건강을 우선시 하며 배우를 존중하는 소속사와 MBC 측의 배려가 오히려 드라마와 배우를 아끼는 시청자들은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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