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경쟁사 상품 베끼기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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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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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한 은행이 인기 상품을 선보이면 다른 은행들이 비슷한 상품을 따라하는 관행이 빈번해지고 있다. 차별화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먼저 개발하기보다 경쟁사 상품을 그대로 모방해 인기에 쉽게 편승하려고 하는 꼴이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비슷한 성격의 상품·서비스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한 상품이 시장에서 관심을 모으자 곧바로 똑같은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은행들이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작년 4월 나홀로족을 대상으로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포미 적금·카드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어 KB금융그룹이 지난달 은행·카드·보험·증권·자산운용 등 5개 계열사의 6가지 상품으로 구성된 'KB 일코노미 청춘 패키지'를 내놓았다.

이 두 상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다른 경쟁사들도 부랴부랴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4월 카드·적금·대출 등으로 구성된 1인 가구를 위한 복합금융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같이 비슷한 상품을 모방하는 '미투(me too) 전략'은 은행권에서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익성이 검증된 경쟁사 상품을 모방해 손쉽게 영업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계열사 혜택을 한데로 모은 통합 멤버십 서비스 역시 한 금융사가 내놓으니 다른 금융사들이 줄줄이 따라했다. 하나금융그룹이 2015년 10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통합 멤버십 서비스 하나멤버스를 선보여 성공을 거두자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우리은행 등 다른 금융사들도 비슷한 멤버십 서비스를 따라 출시했다.

이외에도 유통업체, 이동통신사, 항공사 등과 연계해 혜택을 강화한 상품도 은행들끼리 서로 베끼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 출범하면 경쟁사 베끼기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 신상품을 개발하기보다 빠르게 따라하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은행이 어떤 상품을 출시해서 인기를 끌면 며칠 뒤에 다른 은행에서도 똑같은 상품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점점 어려워지자 일단 따라 하고 보자는 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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