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위암 발병률 세계 1위' 불명예 해소에 앞장서온 한국 의료진이 몽골에 한국식 위암치료법을 이식한다.
위암은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흔하고 미국과 유럽 등 서구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문 암으로 몽골은 '전 세계 2위 위암 발병 국가'로 파악돼 있다.
대한위암학회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내린 '2017년 국제위암학술대회'(Korea International Gastric Cancer Week·이하 KINGCA)에서 모든 인류가 위암으로부터 안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개발도상국에 대한 의료기술 전수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첫 대상국은 몽골이다. 학회 주요 임원진은 올해 2월 몽골 현지를 방문해 정부 당국 관계자와 의료진들을 만나 국가 차원의 위암 사망률 관리 대책에 대해 조언했다.
김성근 위암학회 총무이사(여의도성모병원 외과)는 "소금과 버터가 들어간 밀크티를 즐겨 먹는 몽골인의 식습관이 위암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된다"며 "그러나 의료 시스템이 한국보다 열악한 몽골은 위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환자를 치료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위내시경 등 국가 건강검진 사업의 중요성을 몽골 정부 당국에 강조했으며 조만간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위암학회는 몽골 의료진의 지식 공유·의료기술 발달을 목적으로 몽골 현지 의료진으로 구성한 위암학회 창립을 지원했다.
양한광 위암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외과)은 "몽골 위암학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전수해 열악한 몽골 현지 의료 시스템 개선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몽골 의료인은 이같은 한국 의료계의 지원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KINGCA에 참석한 몽골 인터메드(Intermed) 병원 엥크 암갈란(Enkh-Amgalan) 교수는 "몽골에서는 위암 발견이 늦다 보니 외과적 시술이 많은데 한국 의료진에게 체계적으로 복강경 절제술 등을 배울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위암학회는 이번 KINGCA 행사에 앞서 외국 의료진을 국내 유명 대학병원으로 초청해 동물수술로 위암 치료기술을 교육하는 '위암 마스터 클래스'(Gastric Cancer Master Class)를 운영해 호평을 받았다.
양한광 이사장은 "앞으로도 한국의 우수한 위암 치료기술을 개발도상국 의료진에게 전수해 전 세계 위암 환자들의 빠른 회복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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