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최근 '썩은 고기'가 브라질 경제를 통째로 뒤흔들었다. 수많은 육류 가공업체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대규모로 시장에 내다 판 것이다.
당장 여러 나라가 브라질 육류의 수입을 금지했다. 결국 올해 브라질의 무역수지 목표 달성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부패였다. 보건당국 관리들이 돈을 받고 썩은 고기 유통을 묵인해 준 것이다. 표면에 드러난 것은 썩은 고기였지만, 결국 이번 사건이 보여준 것은 브라질의 썩은 사회 시스템이었다.
부패에 대한 브라질 국민의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 원인도 부패였고, 가장 사랑 받는 전 대통령이었던 룰라 다 시우바까지 부패 혐의를 받았다.
결국 국민들은 일어섰다. 브라질 전국 90개 도시에서는 부패수사 확대를 촉구하는 반부패 시위가 벌어졌다.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가 넘는 이들이 '무제한 부패수사'를 지지하고 나섰다. 분노의 저변에는 경제적 궁핍이 깔려 있다. 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은 최근 몇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요즘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는 부패는 경제성장 주요 저해요소로 지목한다. 서울시립대 반부패행정시스템연구소에서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 CPI가 1점 높아질 때 1인당 GDP 25%가 높아진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경제난이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5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부패 시위가 일어났다. 시민들은 더 이상 고위층의 노예로 살지 않겠다고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부패로 얼룩진 썩은 고기의 시대를 넘어 새 시대로 향하겠다는 국민들의 외침이 세계 곳곳에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수전 로즈 매커먼 예일대 교수는 "처벌의 강도가 높을수록 부패는 감소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우리 역시 부패의 시대를 닫고 새 시대를 여는 기로에 섰다. 사법당국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철저하고 강력한 조사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부패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바로 국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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