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주요 국정 과제가 잇따라 실패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가 한 주 동안 15% 상승하는 등 시장 불안 신호가 벌써부터 나오는 탓이다.
마켓워치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22% 떨어진 12.96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포지수'로 일컫는 변동성지수(VIX)는 미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파악할 때 많이 활용되는 지표다.
통상 변동성지수가 20 이하면 안전 영역으로, 40 이상이면 공포 영역으로 해석한다. 현재로서는 안전 영역 평균치를 크게 밑돌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할수록 변동성지수(VIX)는 급등하는 탓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변동성지수(VIX)는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30일에 끝난 주에 22.7% 증가한 이후 가장 빠른 주간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4개월 동안 월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로 안정을 유지해왔다. 감세와 대규모 인프라 지출, 규제 완화 등 친(親)성장형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경제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한 주요 정책들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정책 실현력에 대한 의구심이 퍼지고 있다. 실제로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안(ACA·오바마케어)의 수정판인 이른바 '트럼프케어' 도입에 실패했다. 지난 1월에는 관련 부처와의 조정이나 준비 없이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통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가 법원의 제동으로 효력이 정지됐다.
뉴튼 어드바이저스의 기술적 애널리스트 겸 창업자인 마크 뉴튼은 "많은 영역의 이익폭이 예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헬스케어섹터의 SPDR 상장지수펀드는 지난주 1.2% 하락하면서 지난 1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월가 규제 완화로 상승에 탄력을 받았던 은행 부문도 3.7% 폭락,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트럼프케어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이 세제 개혁 등 향후 정책에 집중한다면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는 주장도 일부 나온다. 마켓워치는 "한동안 시장에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며 일부 투자자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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