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기간 중국의 OFDI(비금융부분)는 134억3000만 달러(약 14조93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52.8%나 줄어 반토막이 난 것. 이는 전년 대비 44.1%가 증가한 2016년 실적과 비교하면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의 전환이며,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정책효과가 본격 시작되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상무부에 따르면 비금융 부문 OFDI는 2016년 1~2월 전년 동비 72.8% 성장한 299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6년 1~8월 이후에는 성장세가 전년 동비 53% 수준으로 둔화했다.
따라서 이를 두고 중국 안팎에서는 위안화 평가절하, 외환 보유고 축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지, 혹은 중국의 OFDI 기조 변화에 따른 정책 전환인지에 대한 논쟁이 분분했다.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기업들의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사격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해 성장모델을 전환하고 위안화 국제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데 따른 것이다.
국무원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정부심사투자항목목록'을 수정해 중국기업의 해외투자시 요구되는 필수조건을 대폭 경감시켰다. 그 결과,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정부에 보고만하면 별도 심의절차 없이 OFDI가 가능하도록 규정이 변경됐다. 정부의 OFDI 장려 기조는 2014, 2015년에도 지속됐다.
그 결과, 중국의 OFDI는 2015년에는 1456억7000만 달러(금융 및 비금융 투자 포함)로 중국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2016년엔 비금융 분야 OFDI 실적만 전년 동비 44.1% 증가한 1701억1000만 달러로 재차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 OFDI 장려 기존의 '변화' 감지
하지만 중국 정부의 OFDI 장려 기조는 2015년 하반기부터 그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명문화된 규정의 변화는 없었지만, 외환관리국에서 OFDI용 자금의 출처와 용도에 대한 심의를 엄격하게 하기 시작한 것.
또 투자용 외환매입시 제출서류도 추가됐다. 중국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투자액이 큰 OFDI기업은 신청서류 제출 전 외환관리국 면담 과정에서 투자의 ‘진실성’을 증명해야 했다. 이는 이전 절차 간소화를 위한 규정 개정을 통해 OFDI의 심사권을 상업은행에 주었던 것을 다시 중앙정부(외환관리국)가 회수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결과, 2015년 하반기 이후 OFDI를 진행하려는 중국기업들에 대한 정부 승인은 이전보다 더 오래 걸렸다.
OFDI에 대한 본격적인 정책 변화가 표명된 것은 2016년 4월 13일자로 대외공개된 '해외투자항목심사보고관리방법(의견청구안)'이다. 이는 2014년 5월자로 제정 실시되고 있던 기존의 '해외투자항목심사보고관리방법'의 수정을 위해 수정 초안을 공개한 것이다. 당국은 이로부터 한달에 걸쳐 각계 의견 청구도 마친 상태다.
하지만 11개월이 지난 지금에까지 새로 수정된 '해외투자항목심사보고관리방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비록 공개된 ‘의견청구안’의 기조 역시 OFDI의 간략화이나, 2016년 후반기부터 변화된 거시경제 변화(환율, 외환보유고)와 트럼프 신행정부 등장 등을 고려할 때, 향후 확정될 수정안은 전혀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해외 M&A 고삐 조이는 중국
2016년 11월 28일, 4대 중앙정부 부처(국가발전개혁위원회·상무부·인민은행·외환관리국)는 공동기자 간담회에서 '정상적인 해외 투자는 지원하나, 투자의 진실성에 대해 심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성명을 전격 발표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과 투자에 대한 ‘지원’이 관리감독 강화 등 ‘억제’로 선회한 것에 주목하며, 위안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자본유출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WSJ는 중국기업의 해외 M&A 규모가 100억 달러를 초과하거나 해외 부동산 인수 대상이 10억 달러 이상일 경우 인수승인 절차를 강화할 것이며, 핵심 사업분야와 무관한 곳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경우에도 제한이 가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이날 4개 중앙정부 부처 공동기자 간담회에서는 이전에 자주 등장하던 ‘투자절차 간략화’, ‘정부부처 심사권한 축소’ 등의 키워드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투자의 편리성과 리스크 예방 중시',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 실시’ 등과 같은 이전과 다른 키워드가 등장했다.
◆ '전방위 압박'으로 기업 해외투자 '제동'
이후, 중국에서는 각 부처마다 OFDI 기조의 변화를 명확히 하는 일련의 정책을 공포·제정하기 시작했다.
외환관리국은 공식 SNS를 통해 ‘향후 허위 대외투자 행위를 단속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별도의 공문 발표 없이 투자액 500만 달러 이상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투자신청서 접수전 외환관리국에서 ‘대규모 투자보고’를 진행해 심사를 받도록 지시했다(2016.11.29). 특히 심사에서는 투자거래의 진실성, 완성도를 평가하고, 자체 기준을 통과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만 은행이 외환업무를 처리하도록 외환관리국이 동의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도 OFDI관리시스템에 게시한 통지문을 통해 OFDI에 대한 진실성 검사를 위해, '해외투자관리방법'에서 규정한 기존 제출서류 외에도 ‘이사회 결의서’. ‘출자협의서’, ‘공인회계사 인증을 거친 재무제표’, ‘OFDI전 사전업무 처리현황 설명서(F/S. 투자금액출처, 투자환경분석평가 포함)’, ‘CEO가 서명한 진실성 담보서’ 등을 추가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2016.12.2). 이로 인해 기존 5건에 불과하던 제출서류도 9건으로 늘었다.
인민은행도 기존의 '금융기구 거액거래와 의심거래보고관리방법'을 수정해,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거액 현금 거래 기준을 기존 20만 위안(약 3400만원)에서 5만 위안(약 85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2016.12.28). 또 ‘다국간(해외) 거액 거래 보고 기준 20만 위안 혹은 상당하는 외환액’이라는 새로운 조항을 신설했다.
◆ 잇단 해외 M&A 취소…무분별한 투자 예방
이같은 중국의 OFDI 정책기조의 변화는 무엇보다 무분별한 OFDI 확대에 따른 실패 및 무산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2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무산된 중국 기업의 해외 M&A 규모가 약 750억 달러(약 85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5년보다 7배 많은 수준이다. 취소된 해외 M&A 중 규모가 제일 컸던 계약은 중국 안방보험의 미국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인수 시도(140억 달러)였다. 이는 중국 정부에 의해 무산된 것이었다. 또 2016년 2월 중국 푸싱인터내셔널과 관련된 2건의 M&A 계약이 취소되고, 중국 국영기업 차이나리소시스의 인수 시도는 이틀 만에 무산되기도 했다.
이밖에 미국에서는 10건(약 585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기업의 인수계약이 취소됐으며, 유럽에서도 총 20여건(약 163억달러)의 M&A가 무산됐다. 독일 반도체장비업체 아익스트론(Aixtron)의 경우, 6억7000만 유로에 회사를 중국 측에 넘기려 했지만 미국 정부가 아익스트론의 고객 중에 미국 방산업체들이 있다며 이를 차단시켰다.
◆ 환율과 외환보유고의 딜레마
OFDI 정책 기조 변화의 또 다른 이유는 위안화 환율 변동과 관련이 있다. 이는 최근 거시경제 환경 변화와 맞물려 중국의 외환보유고 축소를 야기했다.
중국은 2015년 8월 11일 ‘복수통화 바스켓을 참고한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면서 주요 국제통화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의 환율의 변화를 위안화 환율에 적용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인민은행은 별도의 매매기준율을 고시하고 상하 2% 내에서 일일 환율변동을 허용하는 옛 시스템을 유지해 왔다. 반면 새로운 환율제도에서는 인민은행이 복수통화 바스켓에 포함된 주요 외환(달러·유로·엔화)의 환율 변화를 위안화에 반영하기 위한 차원에서, 가진 외환을 팔고 위안화를 사면서 상하이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제도 도입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유로 엔화 등 주요 통화 환율 변화에 따른 위안화 변화를 시차를 두고 예상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투기적인 위안화 매도 및 달러 매입 행위를 촉발시켰다. 2015년 하반기 달러 강세를 우려한 중국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외화채무를 조기상환함으로써, 그만큼의 외화가 해외로 유출된 것이다.
이로 인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2016년 10월초 6.67위안에서 2016년 12월말 6.95위안으로 급등(위안화 가치하락)했다. 한국금융연구원(KIF)에 따르면 중국이 새 환율제를 도입한 2015년 8월부터 1년 5개월 동안 위안화 가치는 14% 절하됐고, 중국 제품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반영한 실질실효환율으로는 7% 절하됐다.
마지막으로 OFDI 정책 기조 변화의 셋째 이유는 외환보유고 감소에 있다. 2017년 1월, 외환보유고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 달러가 붕괴됐다. 중국 외환보유고가 3조 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2월 이후 6년 만이다. 물론 다음 달인 2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간신히 3조 달러선을 회복했지만 또 언제 떨어질지 알 수 없다.
더군다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간 무역전쟁이 발발하거나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고집하면 중국은 수출길이 막혀 무역수지 흑자가 줄어들 것이고, 이로인해 외환보유액 역시 감소할 것이다. 중국 무역흑자 중 대미 무역의 비중이 60%에 달하기 때문에 대미 무역이 그만큼 중요하다.
▶ 자본통제 한층 더 강화되나…
중국 정부는 그동안 새 환율제 도입,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위안화 편입등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해왔다. 따라서 시장에서 환율이 결정되는 시스템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며, 다른 수단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할 것이다. 실제로 3월초 리커창 총리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환율의 시장화를 강조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등장, 미국 금리인상 등과 같은 외부 환경요인으로 위안화 가치 절하가 예상돼 중국기업들의 OFDI에 대한 유인효과가 큰 만큼, 중국정부는 자본 통제의 고삐를 한층 더 조일 전망이다.
미국 달러의 강세가 지속되면 상대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가 지속되고, 자본유출도 확대될 것이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2017년 1분기말이면 달러 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지난 1월 4일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은 6.9526위안을 기록하며, 위안화 가치는 2008년 5월 이후 8년 8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통화가치 약세는 수출에 도움이 되나, 급격한 약세는 국가신용도 하락과 대규모 외자유출로 이어진다. 즉 ‘위안화 약세→ 자금 유출→ 외환보유액 감소→ 위안화 약세’의 악순환이 우려되는 것이다. IMF가 진단한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최소 2조8000억 달러이며, 이를 한도로 중국정부는 OFDI 억제를 포함한 자금유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 '차이나머니' 철수에 따른 대비책은…
중국 정부는 최소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 기간엔 OFDI 정책 기조를 '축소'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차이나머니'를 적극 유치해왔던 우리나라 지방자치 단체도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중국의 OFDI 정책 변화로 향후 신규 프로젝트 축소는 물론 진행중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제주도를 비롯한 한국 내 대규모 중국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중단 및 중국 내 자금조성의 어려움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50억원 이상 투자한 주요 외국기업(2016년말 기준)은 모두 24곳으로 투자액은 15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79%인 19곳이 중국·홍콩 국적의 중국계 자본이다. 또 중국 정부가 개인의 해외투자도 제한하면서 그동안 여러 형태의 채널로 진행되던 중국인(개인)으로부터의 투자(건설 물건에 대한 분양 등) 역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중국 상무부가 공개한 OFDI 보고서(2017년 1~2월)는 우리에게 대비책을 시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연선의 41개 국가에 대한 OFDI 비중(13.3%)은 오히려 늘어나고, 이미 해외로 진출한 중국 OFDI 기업의 재투자 비중(22.3%)도 증가했으며, 가장 투자가 늘어난 업종은 장비제조업(170% 증가)이기 때문이다.
부산외국대학교 중국학부 김동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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