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만기 시에 받는 이자의 총액을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이자를 예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1년짜리 은행 저축에 20만원씩 2%의 이자로 넣는 사람에게 이자 총액을 계산해보라고 하면 "20만원×12개월=240만원이 원금이고 240만원에 2%의 연이자를 적용하니 4만8000원 아닌가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적금 만기가 되어 돈을 받는 많은 사람은 적잖이 실망한다. 생각보다 이자가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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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복리로 불어난다. 1000원짜리 볼펜이 있다. 해마다 2%의 물가상승이 예상된다고 치면 내년에는 1020원, 내후년에는 1000원이 아닌 1020원의 2%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2%의 단리 적금을 하는 사람이 2%의 물가상승의 환경에 놓여 있다면 무조건 마이너스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은행의 적금이자 지급방식이 일반 소비자들의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은행은 이자 지급 시점에 통장에 들어있는 금액만큼만 이자를 준다. 앞서 4만8000원이라고 대답한 사람의 계산법은 첫 달부터 240만원을 넣어두고 12개월이 지난 후인 '1년짜리 예금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적금이자의 계산과는 완전히 다르다.
첫 달에 20만원을 적금통장에 넣으면 20만원에 대한 이자를 받는다. 당연한 것 아닌가? 둘째 달에는 20만원이 더 들어갈 테니 40만원에 대한 이자를, 셋째 달에는 20만원을 더 추가해서 60만원에 대한 이자를 받게 된다. 마지막 한 달만 240만원에 대한 이자를 받는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자면 '월적금액×적금개월수×((적금개월수+1)/2)×(이자율/12)'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20만원으로 1년간 2%의 이자를 받는 적금을 들으면 '20만원×12×13/2×0.02/12'라는 식으로 2만6000원의 이자가 지급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자수익으로 돈을 벌었으니 '이자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총 이자금액의 15.4%를 원천징수하고 나머지 금액을 실제 이자로 지급받는다. 2만6000원*15.4%=4004원의 이자소득세를 제한 나머지 2만1996원이 실제 수령하는 이자가 되겠다.
처음에 4만8000원이라고 대답한 사람처럼 예금이자 방식으로 생각하면 약 0.91%의 이자가 적용된다. 0.91%의 단리이자를 받는 재테크에 2%의 복리로 불어나는 물가와의 싸움은 당연히 패배로 끝나게 된다.
재테크는 돈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아는 만큼 준비할 수 있고, 관심을 가져야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에 대한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지금 아무 생각 없이 저축하고 있다면 내가 받게 될 이자가 얼마인지 한 번쯤은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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