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25주년을 맞아, 양국의 뜻 깊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음악 무용극, '800년의 약속'이 한국 초연 공연된다.
베트남 리 왕조의 마지막 왕자, 리롱뜨엉(Lý Long Tường 한국 이름 이용상)의 삶을 한국 무용가, 베트남 연극배우, 독일의 음악가가 예술적으로 융합하여 음악무용극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서기 1226년, 따이비엣의 리롱뜨엉 왕자는 난을 피해 험한 파도에 몸을 맡기고 먼 바닷길을 떠났다.
오랜 항해 끝에 다다른 곳이 한반도(당시 고려)의 옹진 땅. 베트남의 황손은 바다에서 마주친 도적떼를 물리치며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었다. 몽골군이 쳐들어왔을 땐 용맹함과 지략을 앞세워 수많은 적들을 물리치기도 했다.
고려에서 높은 관직을 받고, 그의 아들들도 높은 벼슬로 마을을 다스렸다. 80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 한국 땅에는 약 2천명의 리 왕조 후손들이 '화산 이씨'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1994년에 들어서야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후손들이 조상을 찾아 참배하는 한편 관련된 역사적 문헌도 많이 발표됐다.
한국과 베트남, 그리고 유럽의 예술가 3명이 중심이 되는 이번 무용극에는 베트남의 정서를 바탕으로 하고 한국적인 춤과 유럽 스타일의 음악이 서로 융합되어 국가의 문화적 특징을 초월한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스토리의 주인공 리롱뜨엉의 삶이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를 공유하였듯이 관객들은 이 작품 속에서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안무 스타일과 1인 다역의 배우 연기, 동서양의 감정을 폭넓게 표현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는 서로 다른 예술적 언어를 사용한 공동창작에 중점을 두었으며 무용가와 배우, 음악가 - 세 명의 예술가가 함께 융합하여 장르를 초월한 무대공연 예술을 표현할 예정이다.
특히 800년 전 나라를 잃고 망명한 어느 한 난민의 이야기는 지금 이 시대 한국 땅에 살고 있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심어줄 수 있으며, 또한 유럽 전역으로 흩어진 난민들의 이야기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작품을 안무하는 무용가 전유오씨는 베트남에 살면서 활발한 한-베 문화교류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베트남 연극배우 부이 녀 라이(Bùi Như Lai), 독일의 재즈그룹 살타첼로의 리더인 음악가 피터 쉰들러(Peter Schindler)와 함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창작 무용극 '800년의 약속'을 베트남에서 2015년에 초연했다.
한편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25주년을 맞아 세 나라, 세 장르의 예술가가 함께 하모니를 이루는 무용극, '800년의 약속'은 내달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공연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