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라남도 진도 주민들이 28일 세월호의 안전한 이동과 미수습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추모행사를 열었다. 이동진 진도군수를 비롯한 주민 300여명은 이날 오전 팽목항 방파제에서 '세월호를 보내며···찾으소서! 영면하소서!'라는 주제로 미수습자 귀환과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진도군은 반잠수식 선박에 올려진 세월호가 팽목항 인근 해역을 지나 목포 신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작별과 추모의 의미로 행사를 마련했다.
추모공연은 희생자 진혼곡으로 막을 열어 살풀이와 길닦음 순으로 진행됐다. 진도군립예술단원들은 하얗고, 노란 두 개의 천을 100여m 펼치고, 세월호 희생자들의 모습이 그려진 상여를 그 위로 이동시키며 하늘나라로 가는 모습을 연출하는 '길닦음' 공연을 펼쳤다.
단원들이 길닦음 행사에서 "무정한 세월호야, 가려거든 너만 가지, 정든 님 정든 아이들을 무슨 일로 데려가서, 애끊는 이내 심정 부모 간장 녹이느냐"라고 노래하자 일부 참석자들은 훌쩍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공연 막바지에 이르자 추모곡 ‘천 개의 바람 되어’가 흘러 퍼졌다. 참석자들은 노란 풍선 1000여개를 하늘로 날려보내며 미수습자 9명이 하루 빨리 발견돼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이동진 군수는 "세월호가 온전하게 정리돼 미수습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며 "세월호를 목포 신항으로 옮겨 가더라도 직원들을 파견해 가족을 위로하고 아픔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와 진도는 지난 3년간을 운명처럼 함께했다"며 "하루빨리 국민해양안전관을 건립해 분향소와 팽목항 등대 공간 등을 추모공간으로 보존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월호가 실린 반잠수선 인근 해역에서도 미수습자들의 귀환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미수습자 가족과 천주교·원불교·개신교·불교 등 4대 종단 관계자들이 인양된 세월호를 바라보며 미수습자의 조기수습을 기원했다.
가족들은 미수습자 귀환 기원 행사에 참석하기 전 팽목항 등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국회에서 선출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들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가족들은 "선체가 오랜 세월 바닷물에 잠겼다가 올라오면서 산화 현상이 급속도로 일어날 것"이라며 "육지 인양 후 안전검사를 마치면 빠른 속도로 미수습자를 찾도록 위원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현재 세월호가 내려다보이는 동거차도 정상에 머물고 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출발하면 일부는 함께 이동하고, 일부는 섬에 남아 해저 수색 작업을 지켜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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