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90원' 전망에도 증권사는 "강달러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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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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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강달러에 베팅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1297.7원에서 1113.0원으로 94.7원(7.84%) 하락했다. 환율은 전날 1108.5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화는 트럼프케어의 표결 철회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면서 더욱 약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점진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소재용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과격한 공약이 현실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며 "물가 상승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 강세가 다소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도 앞두고 있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4월 초까지 환율이 1090원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4월 미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 달러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부터는 '환율조작국' 이슈로 인한 약달러 압력이 크게 경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국가가 없고, 설사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국가가 있더라도 해당국가의 통화 및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환율조작이 의심되는 교역국을 조사해 환율정책보고서에 담는다.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은 세 가지로,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3% 이상, GDP 대비 2% 이상의 달러 매수 개입이다.

세 가지 조건 모두에 해당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된다. 한국은 이 가운데 두 가지 조건에 해당해 지난해 '관찰대상국'으로 등록된 상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달러화 약세 흐름이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4월에 발표되는 미 고용지표와 재무부 환율보고서, 1분기 GDP, 5월 초 FOMC 회의 등 향후 달러화 강세를 이끌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해 2.5%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인 2.3%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4월초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점친다.

달러 가격이 상승하면 자동차·정보기술(IT) 등 수출주는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반도체 업체의 경우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또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달러투자펀드, 달러표시채권 등의 상품도 달러가 강세일 때 눈여겨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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