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생각 끝에 오는 31일 한국당 대통령 후보선출 전당대회를 끝으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불과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침몰 직전에 있던 한국당이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서 대통령 후보까지 내게 돼 참으로 감개무량하다”면서 “(사임은)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저의 소임이 이제 끝났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당은 선출될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정권 재창출의 대업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은 저 같은 사람의 일이 아닌, 전적으로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역임 기간 동안의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100여일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비난, 실망, 심지어는 조롱 속에서도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것은 대한민국에는 진보도 중요하지만 보수도 필요하고, 무너진 보수를 다시 세우는 것이 우리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것이 또한 제가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이라는 나름대로의 판단과 애국심 때문이었다”면서 “이는 한 정파나 정당을 위한 일이 아닌, 나라와 국민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해왔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저는 어디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주저 없이 저의 삶을 던지며 살아왔다”며 “수많은 고난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많은 사람에게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고 버림받은 이 당이 저를 필요로 한다기에 저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이 당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보내주신 격려와 지지, 협력에 감사드린다”며 “한국당이 대한민국 역사에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한번 우뚝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애정 어린 손으로 한국당을 꼭 붙잡아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퇴장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인 위원장의 사임은 한국당이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바른정당 수뇌부와 자신의 껄끄러운 관계를 고려해 물러난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불씨가 살아 있는 제3지대와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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