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신세계, 롯데백화점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인공지능(AI) 쇼핑시스템 도입에 나선다. AI 쇼핑시스템이 도입되면 고객은 현재 패션시장의 유행, 이슈, 좋아하는 연예인의 스타일까지 제안 받아 맞춤형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30일 시작되는 봄 세일부터 AI 기반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이 시스템은 구글이나 IBM 등 인공지능으로 이미 유명세를 떨친 해외기업과의 협업이 아닌 국내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한 ‘토종’ 기술이다. 인공지능 시스템 'S마인드'를 활용해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쇼핑정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우선 고객 500만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구매 기록과 성별, 연령, 지역 등 100여개의 변수를 사용해 날마다 빅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이를 바탕으로 선호 브랜드를 산출해내고, 해당 브랜드에 대한 쇼핑정보를 제공한다. 시스템이 자리 잡히게 될 경우 업체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마케팅 적중률을 높이면 연간 1000억 이상의 매출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신세계는 기대했다.
롯데백화점도 AI 기술을 기반으로 음성·문자 응대하는 쇼핑도우미 '추천봇'(쇼핑어드바이저)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는 IBM의 클라우드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활용한 것으로, 지난 1월 IBM 측과 롯데그룹은 공동TF(태스크포스)팀도 발족했다.
올해 12월 상용화 예정인 롯데의 추천봇은 백화점 안내사원이나 매장직원처럼 음성이나 문자로 응대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추천하고 매장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고객과 문답·구매정보·온라인 행동정보·성향파악으로 고도화된 고객성향분석과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도 이날 챗봇(Chatbot, 대화형 로봇) 기능을 도입한 대화형 상품추천 서비스 ‘바로’를 론칭했다. 제품이 다양해 구매 결정이 쉽지 않은 디지털·가전 상품군을 대상으로 챗봇 바로가 1대1 모바일 채팅을 통해 고객에게 맞춤 상품을 추천한다. 지난해 8월부터 전문 상담원이 상품 추천을 해 온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에 챗봇 기능을 더해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특히 다양한 대화 예시로 고객의 숨은 의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을 적용, 고객이 최적의 답변을 찾아낼 수 있다.
한편 이날 유통산업에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 적용하기 위해 유통·정보통신(IT)·제조업체가 뭉친 '유통산업 융합 얼라이언스'도 발족했다. 얼라이언스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증강·가상현실(AR·VR) △표준화 등 3개 분과로 나뉘어 분야별 우수과제와 기업을 발굴하고 업계 공동의 사업 형태와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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