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동물 뼈라서 다행인데, 우리 아이 없으면 어떡해."
지난 28일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발견된 유골이 동물뼈로 확인된 가운데 현장을 다녀온 미수습자 가족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차라리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애타는 마음은 미수습자 가족들을 다시 바다로 나가게 했다. 남현철군 아버지 남경원씨(48)를 포함한 7명의 가족들은 29일 오전 거친 파도를 뚫고 인양 해역으로 향했다. 높은 파도 탓에 접근이 힘들어 먼발치에서 작업현장을 둘러본 후 팽목항으로 되돌아와야만 했지만 온전히 모습이 드러난 세월호를 바라보며 하루빨리 미수습자 시신이 밖으로 나오길 기원했다.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는 단원고 2학년 1반 조은화, 2반 허다윤, 6반 남현철·박영인, 단원고 교사 고창석·양승진, 일반승객 권재근·권혁규 부자, 이영숙 등 9명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안에 아직 미수습자가 남아 있을 거란 희망을 걸었다.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49)는 "어제 유골이 발견됐다는 속보를 보고 엄청 놀랐다. 동물뼈라서 다행이지만, 그게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동생 권재근 씨와 조카 혁규 군이 미수습자인 권오복씨(63)는 "오히려 다행이다"라며 "우리는 3년을 기다린 사람들이다. 이런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수습자가) 유실이 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덤덤해 했다.
영인군의 어머니는 "세월호의 완전 부양 모습을 처음 봤는데 긴장되고 떨린다"고 말했다. 현철군의 아버지는 "억장이 무너진다. 3년을 기다렸는데 아이만 찾을 수 있다면 100년도 더 기다릴 수 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육상 거치 후 가장 먼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미수습자 수습을 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팽목항을 찾은 선체조사위원들과 면담을 통해 미수습자 수습 방식을 결정하기 전 가족들과 사전에 합의하고 오는 4월 5일까지 △미수습자 가족 지정 1인-조사위 지정 위원 1인 간 소통 창구 확보 △세월호 목포신항 육상 거치 완료 시 모든 방법 총동원해 즉각 미수습자 수습 돌입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을 최우선으로 선행한 후 진상조사도 반드시 진행 등 5가지 사항을 제안했다.
이금희씨는 "우린 가장 아픈 가족들"이라며 "가족을 찾는 것에 대해서 미수습자한테 권한을 달라"고 호소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