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 "개발사업이란 이름으로 장밋빛 청사진만을 지향했던 과거의 틀을 벗고, 작고 소박하더라도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즐거운 변화, 더 행복한 구리시' 구현을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겠습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백경현 경기도 구리시장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행정의 달인'으로 불린다.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과장, 국장을 거쳐 지방행정의 최고봉인 시장을 역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방행정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폭넓은 전문성을 갖춘 화려한 행정 경륜가로도 정평이 나 있다.
민선6기 취임 1주년을 맞는 백 시장은 2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10년 후의 구리는 꿈이 아닌 현실로 '블루칩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백 시장과 일문일답.
- 하반기 1년 동안 거둔 성과는.
"취임하면서 소박하더라도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열정을 태우겠다고 다짐했다. 시장실을 축소, 시장 직속 민원상담실을 설치했다. 시민들과 더 많은 소통의 시간을 가지려는 노력이었다. 전통시장 화재발생지역을 말끔하게 정비한 것도 사소한 것이지만 시민과 소통하고자 했던 일이다. 경로당 주치의 제도 도입, 6·25참전 유공자 배우자 복지수당 지급, 두 자녀 이상 출산장려금 증액 지급 등도 시행하고 있다. 5대 역점사업의 기반을 만들고, 자족도시 기반조성과 독창적인 랜드마크형 산업 육성 등을 추진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다."
- 저평가 해소를 강조했는데.
"최대 과제는 인접 도시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하반기 예정돼 있는 경기북부테크노밸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저평가 해소의 이유는 간단하다. 상품의 가치가 있어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역사·문화 유산을 경제생태계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우수한 자원과 농수산물도매시장, 전통시장 등을 연계해 소비를 촉진시키는 문화가 경제가 되고, 경제가 다시 복지로 선순환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자족기능을 갖춘 '구리역사문화관광벨트' 추진이다. 농수산물도매시장 활성화도 방안이다."
- 개발 속도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견해는.
"구리는 전국에서 면적이 가장 작은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다. 전체 면적의 61.6%가 개발제한구역 등 다중규제로 인프라 확충 등에 제약을 받아왔다. 전임 시장이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사업을 선택, 10여년 동안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하남은 개발제한구역에 미사지구, 대형쇼핑몰 등의 대규모 사업을 선택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실현가능성이 떨어지거나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는 사업을 추진해 개발경쟁에서 뒤쳐지고, 그 결과가 시민들에게 돌아온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규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5대 역점사업을 추진하겠다."
- 1년간 추진할 역점 시정은.
"구리는 시 승격 30주년에 이르는 동안 과거 망우리 너머 교문리 정도의 도시에서 수도권을 대표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도시로 발돋움했다. 10년 내 차별화된 전략으로 무한경쟁력을 갖춘 서울 강남 못지 않은 블루칩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역사문화 유산과 우수한 자연환경으로 경제생태계를 구현하고, 복지가 발전하는 선순환구조의 브랜드 창출에 노력하겠다."
- 시정 운영방침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행보는.
"30여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중요한 원칙 3가지를 가슴에 담아왔다. '공직자는 24시간 시민에 대한 무한 봉사자다', '현장에 기초를 둔 행정을 해야 한다', '공직자의 마음가짐은 항상 순수하고 정직하고 청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배 공직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즐거운 변화, 더 행복한 구리시'란 비전을 만들었다. 3무 운동과 시장직속 민원상담실 설치, 현장 로드체킹 등을 실천하고 있다."
-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란 로드체킹 행정을 내세웠는데.
"정치인 상당수가 선거 때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며 낮은 자세로 민생투어에 열중하지만 당선 뒤 초심을 잃는다. 정치가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로드체킹은 시민들과의 긴밀한 소통의 수단이며, 시민중심 행정을 구현하는 도구다. 구리의 트레이드마크로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작지만 큰 변화의 바람이 되고 있다. 그동안 36차례의 로드체킹에 나섰다. 도로변 쓰레기 수거 등 다양한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540여건의 지적사항을 점검했고, 이 중 300여건은 신속하게 조치를 마쳤다. 240여 건은 법제도 전제, 예산 수반 등의 이유로 추진 또는 검토 중이다."
- 가장 아쉬웠던 점은.
"촘촘한 사회안전망 속에서도 가난 때문에 자살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다. 사람중심·생명존중이란 큰 틀에서 '3무 운동'을 추진, 극빈층을 위한 보호체계 시스템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노숙자가 거리에서 불의의 생을 마감하는 일이 없는 도시', '재난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없는 도시', '홀로 사는 어르신이 고독사 하는 일이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복지, 안전 등 8대 분야 80여개의 공약사업을 토대로 일자리 창출과 100세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 육성에 집중했다. 사회복지제도가 중앙 집중화에 따른 예산수반 문제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 선거 후 새정부가 이 같은 폐단을 해소해주길 바란다."
- 시민들에게 한 말씀.
"수많은 삶의 변화를 겪은 시민들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기동북부의 중심 축으로 번영을 이룬 축적된 저력과 훌륭한 경험을 갖고 있다. 민생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에 시정을 집중하겠다. 또 지난 1년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1년을 더 멀리 달리고, 더 높이 비상하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 명예나 권위를 떠나 겸손하고 일 잘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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