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새하얀 대리석 울타리로 둘러싸인 무덤 묘비에 "카카, 보고싶다. 엄마·아빠가 보고싶다. 다음 생애엔 더 행복하거라."라는 글귀가 새겨져있다. 공동묘지 곳곳의 스피커에서는 죽은 망자를 위해 경을 읽어주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최근 중국에서 성행하고 있는 애완동물 공동묘지의 풍경을 묘사한 것이다.
특히 내달초 청명절(淸明節·4월2~4일) 연휴를 앞두고 애완동물 묘지를 찾는 주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중국에선 청명절에 조상의 묘를 돌보고 제사도 드리는 전통 풍습이 있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 외곽지역인 다싱·퉁저우·창핑·핑구 등에서 10여개 애완동물 공동묘지가 운영 중이다.
베이징 다싱구의 한 애완동물 공동묘지엔 크고 작은 묘지들이 200m 길이에 걸쳐 쭉 늘어서 있다. 대부분이 1㎡ 면적의 묘지로, 흑색 대리석, 백색 화강암으로 만든 묘비엔 애완동물의 사진과 이름, 가족들이 남긴 말들이 새겨져 있다.
게중 몇몇 초호화 묘지는 아예 나무 울타리로 둘러싸인 12㎡ 면적의 묘지엔 창문 지붕까지 갖춘 2m 높이의 나무집을 지어놓고 플라스틱 재질의 꽃으로 장식해 놓았다.
일반적으로 애완동물 묘지의 가격은 보통 300위안~5000위안 선이지만, 일부 초호화 묘지의 경우엔 1만 위안(약 160만원)도 훌쩍 넘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에서 애완동물 장례산업이 성행하는 것은 애완동물 시장이 빠르게 팽창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내 중산층 인구가 늘면서 애완동물 시장은 연간 20% 이상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중국내 애완동물 수는 약 1억 마리로 중국인 13명 중 1명 꼴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특히 베이징에만 애완동물 수가 300만 마리에 달한다. 매년 8~10%가 사망한다고 치면 연간 30만 마리의 애완동물의 장례가 치러지는 셈이다.
현재 베이징에만 애완동물 화장장례업체가 10여개로 이들은 각 동물병원가 연계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애완동물 장례산업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비해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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