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활개치는 불법 대부, 근절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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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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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토바이 타고 광고 명함 살포

  • 일용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업소여성 등 소득증빙 어려운 이들 노려

불법 대부업체 광고 명함 [사진촬영=윤주혜 기자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자영업자 환영. 업소여성 우대. 신용불량자 가능. 무담보/무보증/당일대출."

도심 대로부터 주택가까지 불법 대부업 광고 명함이 범람하고 있다. 지난 25일 유흥가와 오피스텔이 밀집한 인천 남구의 한 거리에는 불법 대부업 명함이 수두룩했다. 500미터를 걷는 동안 명함 100여장을 줍는 데 10여분도 안 걸렸다.

근처 다세대 주택가에서는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빠른 속도로 명함을 날리고는 휑하니 사라졌다. 그가 지나간 빌라 입구에는 불법 대부업 광고 명함 6장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지역 주민인 A씨는 "매일 저렇게 오토바이를 타고서 전단지를 뿌려댄다"면서 "그런데도 전단지가 빨리 사라지는 걸 보면 줍는 사람들이 꽤 있나보다"라고 말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명동과 강남 중심부의 가게 주변에는 어김없이 불법 대부업 광고 명함이 널려있다. 강남에 직장을 둔 B씨(32세)는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대부업 광고 명함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제는 익숙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광고물을 뿌리는 곳 대부분이 불법 대부업이라는 점이다. 광고물에 대부업 등록 번호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며 등록번호를 명시하더라도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가게 앞에 있는 대부업 광고물(왼쪽). 주택가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던진 광고물(오른쪽) [사진촬영=윤주혜 기자 ]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를 안심시키려고 가짜 대부업 등록번호를 명시한다"며 "대부협회 홈페이지에 있는 조회 프로그램에서 대부업 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가 동일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법 대부업체들이 영세 자영업자와 업소 여성, 일용직 등을 노리는 이유는 제도권에서 대출 받기가 힘들어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심사를 할 때는 소득에 맞춰서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들은 소득을 증빙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불법 대부업 상당수는 수천 퍼센트에 달하는 살인적인 고금리다. 이로 인해 한 번 발을 담그는 순간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실제로 한국대부금융협회가 지난해 사법당국(171건)과 소비자(139건)로부터 의뢰받은 총 310건의 불법사채(미등록 대부업)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평균이자율이 2279%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불법 대부업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불법 대부업 시장 규모는 약 24조1000억원, 이용자수는 약 43만명으로 추정된다. 워낙 음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추정만 가능한 수치다.

 

[사진 촬영=윤주혜 기자 ]


지난 26일에는 부산에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에게 3000~6000% 이상의 연 이자를 받아 챙긴 불법 대부업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500여명에 달한 피해자들은 신용불량자거나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 대출이 힘든 대학생, 회사원, 주부 등이 대부분이었다.

대부업 관계자는 "궁지에 몰린 사람들은 급한 돈을 막는 데 급급하다"면서 "갚지 못해서 문제가 될 걸 알면서도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불법 대부업을 관할하는 곳은 사법기관이다. 지자체에서는 특사경제도를 통해서 사법권을 인정받은 공무원들도 불법 대부업을 담당한다. 하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적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시청 특사경들이 불법 대부업을 담당하긴 하나 불법 대부업자의 수는 워낙 많고 특사경 수는 적기 때문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사실상 근절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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