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인구 인도 시장 두고 미국·중국 IT 공룡들 치열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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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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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인도의 한 대학 축제에서 전통복장을 입은 한 여학생이 애플의 아이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다. [사진=EPA=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2억 인구 인도 시장을 두고 미국과 중국 IT 공룡들의 투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 아마존과 페이스북, 우버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IT 대기업들은 인도의 미개척 인터넷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통큰 투자 계획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지 기업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들의 뒤에는 든든한 자본과 노하우로 무장한 중국 IT 기업들이 버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미국 기업들은 인도의 인터넷 시장에 엄청난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의 12억 인구 대부분이 이제 막 인터넷을 처음 접하고 있는데다 중국처럼 해외 기업들에게 엄격한 규제를 들이대지도 않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인도 사업 확장에 나섰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인도 사업에 50억 달러(약 5조56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우버 역시 1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미국에 이어 인도를 2대 시장으로 꼽았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인도에서 중국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현지에서 자체 브랜드 파워가 약한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등 중국 기업들이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미국 기업을 강력히 견제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 소재 AVCJ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2015~2016년 중국 IT 기업들은 인도 스타트업에 총 32억 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기업들의 현지 스타트업 투자액은 14억 달러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작년 우버차이나를 삼킨 중국의 디디추싱은 2015년 인도의 ANI테크놀로지스의 지분을 인수했고, 지난해 텐센트는 뉴델리 소재 메시지 어플인 하이크(Hike)에 1억7500만 달러 투자를 주도해 페이스북 왓츠앱과의 경쟁을 뒷받침했다. 이달 알리바바는 인도 모바일결제 및 온라인 쇼핑 스타트업인 페이틈(Paytm)에 2억 달러 자금조달을 주도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초기 인터넷 경제를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 기업들이 미국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인도 국민들 대부분은 저가형 스마트폰을 통해 처음으로 인터넷을 경험하고 있는데 이것이 10년 전 중국의 모습과 상당히 닮아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이 지원하는 것은 돈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다양하고 소비 여력이 크지 않은 거대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는 노하우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알리바바는 자주 페이틈 직원들을 초청하거나 인도로 자사 직원들을 파견하여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디추싱은 인도의 차량공유 어플인 올라(Ola)가 제한된 운전자로 10억 이상의 거대 시장에서 부딪히는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인도 현지에 1억 명의 유저를 보유한 하이크 역시 텐센트로부터 인도 현지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과 관련해 자문을 받고 있다. 하이크의 창립자인 캐빈 바르티 미탈은 “텐센트는 우리가 하려는 것을 이미 이뤄냈다. 인도 경제와 인구는 미국보다 중국과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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