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싼퉁유(三桶油)'로 불리며 중국 정유업계를 이끄는 3대 국영 석유기업이 지난해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특히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는 10년래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증권시보(證券時報)는 시노펙(중국석유화학공사), 페트로차이나, 시누크(중국해양석유공사) 3사가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참담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시노펙만 유일하게 전년 동기대비 순익이 증가했다. 지난해 시노펙 순익은 464억16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40%가 늘며 2014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매출은 줄었다. 총 매출은 1조9300억 위안으로 4.4% 감소했다.
페트로차이나의 지난해 매출은 1조62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6.3%, 순익은 79억 위안에 그치며 전년 대비 무려 80% 줄었다. 79억 위안은 지난 10년래 최저치다.
시누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매출은 14.52% 급감한 1464억9000만 위안, 순익은 6억3700만 위안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97% 급감한 수준이다.
국제유가 하락이 실적 악화의 이유로 꼽혔다. 지난해 들어 국제유가는 낮은 수준에서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공급량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때문이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간 지속된 만큼 3사와 시장은 "실적 악화는 예상된 일"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시누크는 실적 공시에서 "이번 공시에서 알 수 있든 우리는 저유가의 한파 속에서 1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순익 증가를 이뤄낸 시노펙은 선방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시노펙 측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면서 "원유 채굴업에서는 큰 적자를 보였지만 원유 정제 등에서는 이윤이 늘었다"고 밝혔다.
완벽한 반전은 아니지만 올해 실적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시노펙 관계자는 "산유국 감산으로 올 들어 유가가 다소 오르고 이에 따라 업스트림 적자가 줄고 다운스트림 제품 수요가 안정돼 수익도 늘 것"이라며 "올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150% 증가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왕둥진(汪東進) 페트로차이나 부회장은 "올해 국제유가가 상승해 배럴당 평균 50~58달러 선이 예상된다"며 "올 1분기 순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최소 200억 위안은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수준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