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국내업계 최초 R&D 1조원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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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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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LG화학 부회장[사진=LG화학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올해 연구·개발(R&D)에 1조원을 투입한다. 또 해마다 R&D 투자 규모를 10% 이상 늘려 오는 2020년까지 관련 신제품 매출을 16조원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LG화학 대전 소재 개술연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R&D 분야에 사상 최대인 1조원 규모를 투자하고 해마다 투자규모를 10% 이상 늘리겠다"며 R&D 전략을 공개했다.

◆LG화학, 국내 업계 최초 R&D 1조원 투자시대 열어

국내 석유화학업체 중 R&D에 1조원을 투자하는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 LG화학의 지난해 R&D 투자규모는 7800억원이다.

LG화학의 올해 R&D 투자 규모는 매출액 대비 4%를 넘는 것으로 2015년 기준 글로벌 화학기업은 바스프(3.8%), 다우케미칼(3.3%), 미쓰이(2.3%) 등과 비교해도 동등한 수준이다. 1979년 LG화학 중앙연구소 설립 당시 투자금액인 35억과 비교해도 약 290배 증가한 수치다.

박 부회장은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해마다 R&D 투자금액을 10% 이상 늘려 2020년 1조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사업성과와 연결되는 연구개발은 물론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원천 기술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2025년 50조원 매출 규모의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R&D 생산성을 강화해 2020년 신제품 매출을 16조3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올해 8조500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박 부회장은 "무조건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만드는 것이 R&D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방향"이라며 "고객을 향한 철학과 비전이 담긴 R&D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혁신기술을 끊임없이 발굴해 LG화학을 'R&D혁신의 메카'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점 연구분야 선정··· R&D 생산성 강화

박 부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전지부문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와 물, 바이오를 비롯해 차세대 신소재 분야 등에서 핵심·원천 기술을 집중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단기간에 사업화될 제품을 위한 R&D뿐만 아니라 미래 준비를 위한 R&D에도 선도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투자금액 중 전지부문이 30%, 기초·정보전자소재 및 생명과학과 신사업 등이 각각 10~2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전지와 연료전지용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혁신전지 개발에 10년가량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5년 후에는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가동률도 정상화에 다다르고 있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 부회장은 "현재 중국 공장의 가동률이 50~70%까지 올라왔고 조금 지나면 100%에 다다를 것"이라며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다른 지역에 수출하거나 ESS용으로 용도를 바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으로 전기차 누적 수주금액이 35~36조원을 돌파했다"며 "전 세계 30여개 이상의 업체들과의 고객 포트폴리오가 잘 구축돼 있는 데다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올해 관련 분야 매출이 25~30%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 분야에서는 세라믹 분리막 소재를 적용한 필터 및 차세대 수(水)처리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RO필터와 관련해 가장 어려운 단계가 해수담수화용"이라며 "8~9년 전부터 개발에 돌입해 좋은 물건을 만들어 냈고 미국의 기업도 인수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 2014년 미국의 수처리 벤처기업인 나노H2O를 인수한 바 있다.

그는 "나노H2O의 레퍼런스와 LG화학의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청주공장에 2호 생산라인을 지은 만큼 산업·가정용 시장에도 신규 진출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규모를 몇십배 정도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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