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런 韓 산업현장 리포트] ⓺ LG화학 R&D의 메카…기술연구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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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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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LG화학 기술연구원 본관[사진=LG화학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LG화학 기술연구원.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로 둘러싸인 연못 등을 보면 얼핏 대학 캠퍼스를 떠올리지만 이곳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화학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대덕연구단지 최대 민간 기업 연구소다.

연구소의 크기는 30만㎡(약 8만7000평)로 축구장 40배 크기에 달한다. 지상 4층 규모의 본관동을 시작으로 △생명과학 △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재료 △배터리 등 총 7개 연구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연구·개발(R&D) 인력은 총 3800명으로 LG화학 전체 R&D 인력 5300명의 약 70%에 달한다. 1979년 기술연구원 건립 당시 R&D 인력이 70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0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박사 구성비는 20%에 육박한다. 통상 국내 민간기업 연구소의 박사급 비중이 6~7%인 점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비중이다. 이를 통해 LG화학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특허 등록 및 출원 실적은 국내 1만700여건, 해외 2만3000여건에 달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올해 R&D 투자에 1조원, 오는 2020년에 1조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R&D 인력도 2020년 6300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 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배터리 성능 및 품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LG화학 제공]


기술연구원 4연구동에서는 LG화학의 배터리 우수성을 검증하는 열 수축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LG화학은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Safety Reinforced Separator)과 '스택 앤 폴딩(Stack&Folding)' 등 독자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SRS는 양극과 음극 간 내부단락을 방지하기 위해 분리막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네비건트 리서치'가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 2013년에 이어 2015년에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연구원들이 일반 분리막과 LG화학의 SRS 분리막을 적용한 전지를 1분간 180도의 가열기판에 올려놓자 일반 분리막은 비릿한 쇠 냄새를 풍기며 심한 수축 현상을 나타냈지만 SRS 분리막은 정상 상태를 유지했다.

이제안 LG화학 배터리연구소 분리막개발팀 연구원은 "SRS 기술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이라며 "그 동안 GM, 르노, 볼보,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미생물발효배양기에서 배양액을 추출하고 있다.[사진=LG화학 제공]


기술연구원 1연구동에 위치한 생명과학연구소는 합성신약과 백신 및 바이오의약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다. 2층에 위치한 제품연구센터 내 실험실에서는 작은 기계들이 쉴 새 없이 알약을 제조하고 있었다.

윤덕인 제품연구센터 제형팀 연구원은 "생산시설을 축소해놓은 이 공간에서 의약품이 체내에 효과적으로 또 효율적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약의 형태 및 크기 등을 결정하는 연구를 한다"고 설명했다.

약효 주성분 및 여러 부형제를 이용해 타정기에서 제조된 알약들은 코팅 작업을 거쳤다. 코팅은 타정들이 공기나 외부에 노출돼 약효가 떨어지지 않게 보호하고 약품에 따라 위나 장에서 분해·흡수될 수 있는 시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조합들을 통해 제작된 의약품 샘플들은 최종적으로 사람 몸 속과 같은 온도 및 환경을 구현한 용출기에서의 용출 양상 연구를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적합한 스펙을 결정한다.

제품연구센터 실험실과 코팅 작업을 둘러본 뒤 도착한 곳은 분석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한 '케미컬 라이브러리'다. 이 곳은 합성신약 R&D에 있어 소중한 자산들이 모인 공간으로 신약개발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 합성된 수많은 물질들을 보관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이 보유 중인 데이터베이스(DB)는 약 13만종이다. 이는 신약개발은 진행하는 국내 제약사 중 가장 큰 규모다.

김회숙 신약연구센터 연구원은 "케미컬 라이브러리는 신약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키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며 "DB가 많을수록 새로운 물질을 합성할 때 이를 참조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개발기간 또한 현저히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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