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누적 취급액이 하루 만에 10억원이나 줄어드는 등 P2P업체의 공시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줄 공시를 예방하기 위해서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P2P 선두업체 에잇퍼센트는 2일 "누적 취급액에서 2015년 9월 모집된 전환사채(CB) 상품, 퍼드림 이벤트 상품 등 별도 투자모집 방식은 통계에서 제외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로 인해 누적 취급액에서 제외된 금액은 약 11억원으로 홈페이지 공시 기준으로 누적 대출액은 현재 618억 7735만원이다.
에잇퍼센트 관계자는 "P2P협회에서 새롭게 정한 기준에 맞게 누적 취급액을 투자액에서 대출액으로 수정한 것이다. 누적투자액에 전환사채(CB) 투자상품 10억원과 이벤트 투자 상품 약 8000만원이 포함돼 있어서 누적 대출액은 누적투자액에 비해 약 11억원 적다"라면서 "누적취급액, 연체율, 수익률 등 공시 기준을 다듬는 과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에잇퍼센트가 이벤트 상품을 누적취급액에 포함시킨 데 대해서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P2P업체 대부분은 이벤트 상품을 누적 대출액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상 P2P업체 대부분은 누적 취급액을 누적 대출액으로 표시한다.
수익률 계산 방식도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P2P업체들은 주력 투자상품 등에 따라 수익률을 연환산수익률(NARㆍnet annualized return), 내부수익률(IRRㆍInternal rate of return) 등으로 각기 달리 산정하고 있다.
문제는 누적대출액과 수익률 등을 산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점이다.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P2P가이드라인에는 누적대출액에 투자체험 상품 등 이벤트 상품을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당시 금융위는 P2P업체별로 업체의 영업실적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한국P2P금융협회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표준안을 마련하고 P2P업체 정보(대출잔액, 연체율 등)를 비교 공시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한국P2P금융협회는 임의단체로 돼 있어 공신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다수의 선두 업체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긴 하나 회원사 수는 전체 업체 중 절반가량이 안 된다.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으로 P2P업체는 총 131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는 40개사다.
투명성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협회 회원사를 제외한 비회원사들에게도 통일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자정 노력을 하는 점이 훌륭하다"면서도 "P2P가 국내에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불완전판매 예방 등과 관련해서 미흡한 점이 있는 만큼 비회원사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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