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ansfiguration, 2012, Courtesy of Gosha Rubchinskiy [사진=디뮤지엄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요즘 한남동에서는 미술관으로 향하는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주제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갤러리들이 안 그래도 많은 곳이지만, 요즘 '핫'한 곳은 바로 디뮤지엄(D MUSEUM)이다.
디뮤지엄은 오는 5월 28일까지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젊은층의 다양한 감성을 새로운 방식과 시각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지난 2월 9일 막을 올린 지 2주 만에 관람객 3만 명을 돌파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미술관이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15년 12월 개관했을 때부터다. 고색창연한 분위기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작품들로 위압감을 주는 갤러리가 아닌, 대중들이 일상 속에서 쉽고 편하게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예술의 문턱을 낮추되 수준 높은 감성을 제시한다는 콘셉트를 계속 유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유스'라는 특별한 순간을 담아내거나,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된 뮤지션들의 노래 가사들을 작품으로 만날 수 있어서 눈길을 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서 밥 딜런의 '포에버 영'(Forever Young), 산울림의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혁오(Hyukoh)의 미발표곡 '톰보이'(TOMBOY) 등 청춘을 노래한 가사들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음유시인' 딜런의 노래는 작가 허재영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작품 'Forever Young'은 딜런의 삶과 음악을 집대성한 책 '밥 딜런: 시가 된 노래들 1961-2012'(문학동네)에 실린 동명의 영어 가사와 한국어 번역본을 비주얼 시(VISUAL POETRY)로 관람할 수 있다. 디뮤지엄 관계자는 "청춘을 영원한 젊음에 대한 마음가짐으로 여긴 딜런의 가사를 이미지, 운율, 애니메이션 등을 혼합해 시각적으로 풍부하고 아름답게 구성했다"며 "시각 이미지와 영상을 매개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동시대의 청춘의 감수성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Brad S., 1991, Courtesy of Adrienne Salinger [사진=디뮤지엄 제공]
현재 대한민국 유스컬처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혁오의 미발표곡 '톰보이'에는 "젊은 우리,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 찬란한 빛에 눈이 멀어 꺼져가는데"라는 구절이 나온다. 청춘이라는 모호한 시기를 혁오 특유의 세련미와 감성으로 표현해낸 이 작품은 혁오의 관능적이면서도 깊은 목소리가 가미됐을 때 어떠한 곡으로 완성될지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외에도 전시장에서는 세계적인 작가들이 유스에게 보내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들을 접할 수 있다. 이 문장들은 뮤지션들의 노래 가사를 비롯해 다양한 사진·그래픽·영상·그래피티 작품들과 함께 공존하면서 전시를 시각적으로만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마음'의 감각으로 마주하게끔 한다.
디뮤지엄 측은 "거장부터 주목 받는 신예 아티스트까지 모든 국적과 세대를 초월한 이번 전시는 인생의 가장 특별한 순간을 다양한 모습으로 담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청춘의 열병을 신선한 방식과 시각으로 맹렬하게 표출한다"며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살아 있는 유스를 다시 한 번 깨워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적 에너지로 세계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작가 28명의 작품들은 새로운 것을 꿈꾸는 봄, 이 시기에 딱 어울리는 역동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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