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의 새 비전인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를 추진하는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사단’은 이미 꾸려졌다.
신 회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고(故) 이인원 부회장 부재 이후 사실상 ‘그룹의 2인자’로 올라섰다. 그룹 관련 경영 이슈로 재판이 진행 중이라 부회장으로 승진하지 않았을 뿐, 황 사장은 3일 롯데 비전 발표회를 통해 ‘그룹의 총괄 전략가’임을 대내외적으로 공식화했다.
황 사장은 롯데케미칼로 입사한 후 1995년부터 그룹에서 신규 사업 및 M&A, 해외사업을 담당하면서 롯데의 성장과 변화를 주도한 인물. 2014년부터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관리를 책임지는 한편 옴니채널 구축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그룹의 혁신 사업을 주도해오고 있다.
롯데그룹 내에서 황 사장과 함께 쌍두마차로 알려진 소진세 사장이 향후 신설된 사회공헌위원장을 맡았다. 소 사장은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사회적 책임 및 공헌활동 강화, 이미지 개선 등을 진두지휘한다.
특히 최근 조직개편으로 새로 신설된 4개 BU(Business Unit)는 롯데 주력 계열사 사장단이 차지했다. 그룹의 핵심 사업군인 유통BU장은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가, 식품BU장은 이재혁 롯데칠성 대표가, 호텔 및 기타서비스 BU장으로는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가 모두 부회장으로 승진됐다. 다만 롯데케미칼 출신으로 화학BU장에 오른 허수영 사장은 검찰 조사로 재판이 진행 중임을 고려, 부회장에 오르지 못했다.
4개 BU장 중 3명의 직급을 부회장으로 격상시킨 것은 비(非) 오너가의 ‘책임 경영’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한다. 신 회장은 이들에게 각 BU별로 보다 많은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BU장 사무실이 회장 집무실이 들어서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함께 마련하는 것도 이런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롯데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아닌 이들 중 부회장 승진 인사는 이인원 전 부회장 외에 없었다. 특히 50년 롯데 역사에서 3명의 ‘공동 부회장’ 체제가 탄생한 것도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쇄신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사실상 ‘뉴롯데 사단’이 구축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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